다산과 추사의 극과 극 유배 생활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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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9   |  발행일 2017-08-19 제16면   |  수정 2017-08-19
다산과 추사, 유배를 즐기다
다산과 추사의 극과 극 유배 생활
석한남 지음/ 시루/256쪽/ 1만5천원

다산 정약용은 종교적 이유로 18년 여간 유배 생활을 했고, 추사 김정희는 정치권력의 패권 다툼으로 인해 두 번에 걸친 10여 년의 유배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유배지 삶은 사뭇 달랐다. 다산은 현지의 삶에 적응하고 다신계를 만들어 제자들과 차와 학문을 나누었으며, 심지어 유배 생활 도중 딸까지 얻었다. 그는 이 기간을 통해 걸출한 후학을 길러냈고, 많은 저술을 통해 위대한 사상 세계를 창조해냈다. 그에 비해 추사는 현지 적응에는 실패했다고 할 만큼 제주의 토착 음식과 거센 환경에 몸서리쳤다. 유배 기간 내내 벗과 제자들, 심지어 제주목사 등 여러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끝내 신분주의와 우월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배지에서의 괴로움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의 글씨를 재창조하며 독특한 추사체를 만들어갔다.

두 사람이 확연히 다른 가문과 성장과정, 결코 융합될 수 없는 사상적 기반에도 불구하고 조선 인문학 최고의 인물로 평가받는 데에는 긴 유배 생활이라는 공통점이 분명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유배지 생활을 재조명하며 진솔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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