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DGB 금융그룹 회장 ‘사퇴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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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1   |  발행일 2017-08-21 제2면   |  수정 2017-08-21
‘비자금 조성 의혹’警 내사 관련
금융위관계자 만나 거취 거론
“민간 금융회사 인사와 관련해
당국 관여 모양새 부적절”지적
대구銀 “관련논의 없어”일축

경찰이 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내사에 들어가면서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 사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금융권 내 전(前) 정권 인사 물갈이 설로 확대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에서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를 만나 자신의 거취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취임,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박 회장의 임기는 2020년까지다.

박 회장의 사퇴설은 지난 18일 대구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비자금 조성 등 대구은행과 관련한 여러 의혹이 제기돼 진위 여부를 파악 중이라고 밝히면서 불거져 나왔다. 게다가 대표적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꼽혔던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퇴한 데 이어 또다른 친박 인사로 알려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박 회장 사퇴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회장은 경산 출신으로 취임 때부터 박근혜정부 당시 중책을 맡았던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과 친분이 깊다는 소문이 자자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BNK금융지주회장 자리에 현 정권에 가까운 인사가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DGB금융그룹도 같은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회장이 주가 조종혐의 등으로 지난 4월 구속된 이후 실시된 차기 회장 공모에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최종 후보에 오른 것. 김 전 부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인 데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 일한 전력 등 현 정부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은 DGB금융그룹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정치권의 전 정권 인사 솎아내기 차원에서 박 회장이 중도 사퇴한 이후 현 정권코드에 맞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공공기관인 거래소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산업은행장과 달리 DGB금융그룹은 민간 금융회사인 만큼 당국이 금융회사 인사에 관여하는 듯한 모양새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DGB대구은행의 경우 그동안 내부인사가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을 줄곧 맡아왔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박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어떠한 이야기도 나온 게 없고, 회의가 진행된 것도 없다”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박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박 회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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