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수학 싫어하는 아이…어떻게 가르칠까요

  • 이효설
  • |
  • 입력 2017-08-21 07:44  |  수정 2017-12-20 14:02  |  발행일 2017-08-21 제17면
“종이딱지·10수판 등 교구 활용…수학을 놀이처럼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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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놀이를 하면서 수학 활동을 하는 초등생들이 활짝 웃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해도 수학에 대한 즐거움과 자신감이 가득했던 우리 아이, 언제부터인가 수학을 너무 어려워하기 시작한다. 가장 싫어하는 과목으로 수학을 꼽는 내 아이를 보며 엄마는 수학을 위해 학원을 보내야할지, 가정에서 어떤 식으로 가르쳐야 할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가지게 된다.

문제풀이 위주의 학습은 부작용 초래
몸으로 숫자 표현·블록개수 세기 등
아이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게 해야


Q: 우리 아이는 왜 수학을 싫어할까요.

A: 저학년 아이들은 오히려 수학을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합니다. 하지만 좀 더 복잡한 수학을 접하고 놀이 방식이 아닌 문제풀이 위주의 수학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서 수학에 대한 흥미를 점점 잃어갑니다. 이러한 경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해지는데 그 이유는 학습량이 점점 늘어나고 내용도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모가 시켜서 이뤄지는 학습이나 주어진 조건 안에서 반응만이 요구되는 학습지 활동은 수학에 대한 흥미를 떨어지게 합니다.

Q: 수학에 거부감이 있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첫째, 자녀가 수학을 ‘즐거운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문제풀이 위주의 학습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활동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몸으로 숫자를 표현해보는 활동, 블록으로 쌓은 탑의 개수를 세어보는 활동, 오늘 시킨 피자의 넓이를 구해보는 활동은 간단하지만 즐거운 수학 활동이 됩니다.

둘째, 다양한 수학 도서를 활용해 보면 어떨까요. 교육청에서는 학년 수준에 맞게끔 수학 교과와 연계한 도서 목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령 아르키메데스가 원의 넓이를 구하기 위해 정구십육각형을 작도한 이야기는 원주율의 근사값을 흥미롭게 받아들이도록 합니다. 수학 교과 연계 도서 목록을 활용한다면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학적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으며, 책 자체가 가지고 있는 흥미 요소들은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셋째, 아이들의 손을 잡고 수학과 관련된 행사에 참여해도 좋습니다. 조금만 살펴보면 무한 상상 수학체험전, 수학문화축전 및 지역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수학 관련 행사가 많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수학 개념을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Q: 아이와 함께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 아이들은 수학 교구를 만드는 활동을 거부감 없이 놀이처럼 받아들입니다. 따라서 교구를 활용해 수학 과목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습니다. 집에서 아이와 함께 만들어볼 수 있는 교구와 활동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종이 딱지를 만들면서 도형의 대칭·부피·무게·넓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여러 개의 딱지를 크기별로 만들어서 바닥에 늘어놓거나 세로로 쌓아보면서 부피와 무게, 넓이 등을 비교해 측정 개념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둘째, 종이로 만든 10수판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10수판은 종이 위에 다섯 칸 아래 다섯 칸으로 이뤄진 그림을 그린 수판입니다. 10수판에 바둑돌로 6과 13을 놓아봄으로써 수의 분해와 수의 합병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혹은 한 곳에 2개 이상 씩을 넣어 곱셈을 이해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탱그램으로 여러 가지 모양 만들기 활동이 있습니다. 가정에서 장판이나 두꺼운 종이상자를 오려 만들 수 있습니다. 탱그램을 활용해 만든 모양에 수학 용어를 붙여서 공통된 성질에 따라 탱그램 분류하기, 다양한 다각형 만들기 활동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교육부에서는 학년별로 적합한 ‘수학교구 표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수학교구 표준안’을 참고해 아이에게 적합한 수학교구를 활용한다면 즐거운 수학 학습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우리 아이도 선행학습을 시켜야 할까요.

A: 학생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선행학습은 학생에게 학교 수업에 대한 호기심을 빼앗고, 학습에 대한 집중력 역시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전 학년의 학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아이에게 다음 학년의 학습은 부담감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즉 학년에 맞는 학습만 충분히 이뤄진다면, 다음 학년에서도 학습 목표를 어려움 없이 달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학습 욕구와 지적 수준을 고려했을 때 선행학습이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 선행 학습만큼이나 후행학습, 즉 충분한 복습이 중요합니다. 결과적으로 무조건적인 선행학습보다는 우리 아이의 수학적 능력과 학습 욕구를 확인하고 그에 적합한 학습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 대구 용지초등 구종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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