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에 재능 더하다, 교육기부 뜨거운 청춘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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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1 07:50  |  수정 2017-08-21 07:50  |  발행일 2017-08-21 제19면
열정에 재능 더하다, 교육기부 뜨거운 청춘
경북대 재학생들이 여름방학 동안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며 재능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지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자연학습교실을 열고 있는 생물교육과 학생(왼쪽)과 러시아 현지인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해외봉사단원. <경북대 제공>
열정에 재능 더하다, 교육기부 뜨거운 청춘
경북대생들이 산격초등학교에서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경북대 제공>

해외봉사 지금까지 3800명 파견
20개국 찾아 수년간 지속적 교류
한국어·컴퓨터·태권도 공연 등
현지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호응

생물교육과 매년 자연교실·전시회
동아리聯·예술대·건축학부생들
벽화로 쾌적한 마을 조성 구슬땀

경북대 재학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이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재능, 열정을 적극 활용해 지역사회, 나아가 지구촌과 함께 나누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경북대는 매년 방학기간을 이용해 카자흐스탄, 러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교육 혜택을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는 낙후 지역 학교를 방문해 현지 어린이와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력봉사 위주에서 벗어나 경북대의 해외봉사활동은 학생들의 재능과 지식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교육봉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997년부터 해외봉사프로그램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 경북대 주관으로 해외봉사활동을 실시한 이래 경북대는 지금까지 베트남과 중국, 필리핀, 몽골 등 약 20개국에 3천800여명을 파견해 재능과 열정을 나누고 있다.

경북대는 한번 인연을 맺은 학교는 최소 3~4년간 해외봉사대원을 파견하도록 해 교육과 문화의 혜택이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봉사단들은 체류기간의 2배가 넘는 준비기간을 통해 현지 어린이들이 영어나 한국어, 컴퓨터 등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상하거나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공연 및 태권도를 연습하는 등 봉사지역에 적합한 현지용 프로그램을 편성해 어린이와 현지 주민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이번 카자흐스탄 하계해외봉사활동에 참여한 농업경제학과 류수경씨(여)는 “다문화학생들에게 2년간 한국어 교육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해외봉사활동에 지원하게 되었다. 다른 나라 언어를 처음 배울 때 거부감이 생기는 마음을 잘 알기에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배우는 입장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 어린 학생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대단했으며, 먼저 친구하자며 SNS 아이디를 주기도 했다. 그들의 순수함과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으며,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생물교육과 학생들은 예비 교사로서 지역 초·중·고등학생들을 위한 교육기부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생물교육과는 매년 여름방학에 전시회와 함께 살아있는 곤충 및 민물고기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열린자연학습교실’을 개최하고 있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전시회로 행사기간 500여명의 학생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다. 1998년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2015년 메르스 사태로 한 해를 제외하고는 올해까지 꾸준히 여름방학 때마다 진행됐다. 예비 교사인 생물교육과 학생들이 직접 참가자 전원에게 전시회에 대한 개별 설명을 해줘 호응도도 높다.

이번 봉사활동을 총괄한 박지수씨는 “초·중·고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흥미를 느끼게 할까, 도움이 될까 고민하면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초·중·고생들의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줄 때 뿌듯함을 느꼈다. 지난 20년 동안 교수님과 선배들이 이 행사를 지속적으로 운영한 덕분에 신입생 때부터 교육기부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전공과 관련된 교육봉사를 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많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방학기간에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지역사회를 안전하고 특색있는 마을로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경북대 총동아리연합회와 예술대학 학생들은 올해 여름방학을 맞이해 상주 구마이곶감정보화마을을 찾아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학생들은 지난 7월28~31일 3박4일간 마을에 머물며, 자신들의 전공 경험과 재능을 살려, 감테마녹색체험관 등 마을 주요 건물을 새롭게 꾸몄다. 2006년 조성된 구마이곶감정보화마을은 계절별로 다양한 농촌체험활동이 가능한 곳으로, 오토캠핑장이 있어 야영객이 많이 찾는 체험마을이다. 경북대 총동아리연합회와 예술대학은 2014년부터 방학기간을 활용해 농촌마을의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14년 포항 구룡포 당사포마을을 시작으로 상주, 청도, 영천, 고령의 마을을 거치며, 기존의 벽화그리기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마을 체험 활동 등의 문화행사도 기획해 농촌문화봉사활동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번 봉사활동의 총괄을 맡은 최이량 총동아리연합회 학술분과장은 “2014년부터 방학 동안 꾸준히 벽화봉사에 참여했다. 밝아진 마을 분위기에 마을 주민들이 매우 좋아해주셨다. 마을 체험도 함께 진행하면서 우리 지역만의 문화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건축학부 학생들과 하계 해외봉사단 학생들도 지난 6월 말 대학 인근에 있는 산격초등학교를 찾아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대구시 주민연합형 대학육성사업 일환으로 실시된 이번 봉사활동은 좁고 어두운 학교 골목길을 밝고 쾌적한 공간으로 바꾸자는 건축학부 학생들과 지역주민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벽화는 환경 개선 효과와 초등학생들을 위한 교육적인 측면도 고려해 각 도시의 랜드마크로 그려졌다. 또한 건축학부 학생들이 주축이 된 학생과 교직원 20여명은 지역 주민들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고자 대학 인근 지역 12가구를 대상으로 도배 및 장판 교체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한달에 한번 진행하고 있는 이 봉사활동은 올 하반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주관한 최봉환씨는 “전공인 건축에 대한 관심과 현장에서의 배움이 자연스레 봉사로 이어지고, 봉사가 평범한 일상 문화로 자리 잡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봉사활동을 기획하게 되었다. 앞으로 프로젝트들이 진행됨에 따라 ‘봉사는 희생정신이 필요한 특별한 활동’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자신이 평소에 할 수 있는 일들로 주변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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