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항서 해양인재 육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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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1   |  발행일 2017-08-21 제29면   |  수정 2017-08-21
[기고] 포항서 해양인재 육성하자
박용선 경북도의원

포항해양과학고등학교는 경북도가 지정한 독도수호중점학교 1호다. 일본이 역사 교과서를 왜곡하고 독도와 동해에 대한 영토침략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경북도가 청소년들에게 이에 대응하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지정했다.

포항해과고는 매년 학교실습선인 ‘해맞이호’를 타고 독도해양탐구와 역사탐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4일에도 독도탐방을 다녀왔다. 대한민국에서 실습선을 타고 독도를 다녀오는 유일한 고등학교다.

포항해과고의 독도수호중점학교 1호 지정은 영토수호 외에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포항해과고는 동해안에 있는 유일한 해양수산 관련 고등학교다. 환동해중심도시라는 이름을 걸고 강원도 속초와 울산, 포항이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항해과고와 이 학교가 70년 동안 배출한 1만5천명의 동문, 해양 수산 인력은 포항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독도도 지키고 바다경영의 중심 포항의 가치를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포항해과고 외에도 인천해과고, 경남해과고, 여수해과고, 신안해과고 등 5개 해양과학고가 있지만 동해안에서 바다 관련 산업역군을 육성하는 곳은 포항해과고가 유일하다. 부산에서부터 경북도를 거쳐 강원도까지 항해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모두 불러들일 수 있는 구심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포항해과고는 내년에 175명의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지만, 정원을 다 채울지 걱정이다. 지난해 153명이 입학한 현실을 감안하면 올해도 학생들을 불러들일 매력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2학년도 3학년도 정원보다 조금 부족한 인원이다. 동해안 권역의 청소년들을 불러들일 매력적인 요인을 갖고 있음에도 포항해과고가 외면을 받는 데는 이 학교에 생활관(기숙사)이 없기 때문이다. 비싼 하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면서까지 포항에 와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타 지역 학생은 고사하고 포항에 사는 청소년까지도 기숙사가 없어 꿈을 포기해야 하니 더 문제다. 남구 장기면 양포에 사는 A군은 수산업을 하는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바다에 청춘을 묻을 생각이다. 그러나 양포에서 북구 환여동 해과고까지는 통학이 불가능해 학교 인근에 하숙을 얻어야 할 판이다. 이 경우 한 달에 100만원 정도 생활비가 들 것으로 예상돼 꿈을 접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포항 바다는 첨단과학의 경연장이다. 지금 영일만항에는 수중로봇실증센터, 국민안전로봇센터가 들어서고 해양플랜트, 자원개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포항을 환동해중심도시로 건설하자는 말이 헛구호가 아니다. 우리나라 동해안, 일본 서안과 중국의 동북3성, 북한 나진-선봉, 러시아의 극동지역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고 그 중심에 포항이 들어서서 돈과 기술, 사람과 문화가 교류하는 품격 높은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 환동해중심도시 포항의 목표다.

로봇과 같은 첨단 연구시설과 국제여객선터미널 건설, 관광산업 육성은 지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 너무나 중요한 사업이다. 그러나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 바다에 청춘을 바치는 청소년 일꾼과 인재를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포항은 물론 대한민국의 해양·수산 인재들이 포항에 몰리도록 포항해과고에 생활관을 세우는 일이 그래서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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