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당뇨병 합병증 관리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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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2 07:55  |  수정 2017-08-22 08:49  |  발행일 2017-08-22 제20면
당뇨병 진단 후 5∼10년 엄격한 ‘혈당 관리’ 가장 중요
201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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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지현 교수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당뇨병환자가 이미 3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뇨병은 40~50대에 많이 발병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이 70세를 넘어섰고 특히 여자의 경우에는 80세까지 연장되고 있다. 당뇨병은 만성질환이므로 발병 후 최소 20년에서 길게는 40년 동안 관리하면서 살아야 한다. 최근에는 20~30대의 젊은 나이에도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당뇨병과 함께 생활해야 한다. 그러므로 당뇨병 관리를 잘해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당뇨병 관리를 잘하는 당뇨병환자가 많지는 않다. 당뇨병 관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고혈당으로 인해 혈관과 신경이 손상돼 우리 몸 여러 장기에 발생하는 합병증 때문이다.

합병증은 혈관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혈관합병증(허혈성 심장질환, 심근경색증, 뇌졸중, 하지혈관폐쇄질환, 신증, 망막병증)과 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신경병증, 혈관과 신경 모두 손상되어 발생하는 족부질환 및 족부궤양이 있다. 대부분의 당뇨병환자는 당뇨병 그 자체보다는 당뇨 합병증 때문에 발생하는 신체 손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조기관리로 신경손상·시력상실·족부절단 등 예방
혈당 조절 어렵다면 경구약제나 인슐린 주사 도움
1년에 한 번 혈액·소변검사 경우에 따라 정밀검사
평소 혈압·콜레스테롤 수치 정상 가깝게 유지해야



특히 검사 및 치료 약제 증가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결국 혈당 조절을 통한 당뇨병 관리도 중요하지만 합병증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의 합병증 발병은 당뇨병 진단 당시부터 동반된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의 환자는 당뇨병 발병 후 5년 정도 지나면서 합병증이 서서히 발생하기 시작해 10년 정도 되면 합병증 발병이 뚜렷해지게 된다. 그러므로 당뇨병 진단 후 첫 5~10년이 합병증 발생 예방과 당뇨병 치료에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당뇨병 합병증 발생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합병증을 심각한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아 적극적으로 당뇨병 관리를 하는 환자가 많지 않다. 결국 당뇨병 관리에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되고 합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는 관리가 더욱 더 어렵게 된다.

최근 보고되는 임상연구결과들을 보면 당뇨병 진단 시작부터 10년 정도 엄격한 혈당관리를 할 경우 당장은 혈당관리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10~20년 후에 합병증으로 인한 신장 기능 저하, 신경 손상, 시력상실, 족부 절단, 심장병 및 뇌졸중의 발병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당뇨병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리를 해야 한다.

첫째, 엄격한 혈당조절이다. 식사와 운동을 통해 혈당을 감소시켜야 하며 식사, 운동만으로 목표하는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경구약제나 인슐린 주사 등의 방법으로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일부 환자들은 약제 특히 인슐린 주사에 대한 부담감과 저항감이 강해 적절한 혈당 조절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슐린 주사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지속되는 고혈당 때문에 발생하는 합병증이 차후에 더 큰 어려움이 될 것이다.

둘째, 환자자신에 맞는 적정체중 유지다. 무조건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당수 환자들은 비만하거나 과체중인 경우가 많으므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더불어 금주와 금연 그리고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셋째,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합병증 발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대부분의 질환과 유사하게 합병증 발생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 및 불편감이 없다. 그러므로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합병증 검사를 해야 한다. 또 다른 질환도 그러하듯이 합병증도 발생 초기에 발견, 치료한다면 합병증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최소한 1년에 한번은 혈액검사 및 소변(단백뇨) 검사를 통한 신장 기능 검사, 당뇨병성 망막증 발생 여부를 알기 위한 안과 검진, 말초신경병증과 족부질환 발생을 점검하기 위한 신체 검진, 허혈성 심장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심전도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좀 더 정밀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넷째,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에 가깝게 유지해야 한다. 합병증 발생에 고혈당뿐만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도 중요하다. 진료마다 혈압을 측정하고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

의학의 발전으로 좋은 치료 약제가 개발되어 혈당 조절 및 합병증 관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당뇨병을 완치하거나 합병증 발생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약제는 없다. 평생 당뇨병 관리를 잘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없이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올바른 생활습관과 적극적인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관리를 해야 한다.

당뇨병 발병 초기 5~10년 동안 잘 유지만 한다면 나머지 20~30년을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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