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文 대통령 서툴다…原電 말바꿔”

  • 정재훈
  • |
  • 입력 2017-08-23   |  발행일 2017-08-23 제4면   |  수정 2017-08-23
■ 회고록 출판기념 간담회
“장기 국가정책 즉흥적 발표
홍보에만 치중 걱정스러워”
이회창 “文 대통령 서툴다…原電 말바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이회창 회고록’ 출간기념회에서 회고록을 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회고록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은 박 전 대통령 자신과 옛 새누리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서툴러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록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이제 100일이 지났으니 본격 평가는 아직 이르지만, 너무 홍보하는 데만 치중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원전과 같은 장기적인 국가정책을 즉흥적으로 발표하고, 나중에 말 바꾸는 것도 문제”라면서 “(원전 폐기를) 바로 시행할 것처럼 했다가 검토하겠다고 말을 바꿔 국민이 굉장히 불안해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정치 편향성 논란에 대해 “과거 활동 경력을 가지고 찬반양론이 나오는 것 같은데, 조심스럽게 평가를 해야 한다”며 “좌파 편향적인 조직의 소속원이었다고 해서 그렇게 (판결을)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정치권의 보수통합론과 관련해선 “합칠 때가 올 거고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합칠 때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아야 하고,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만 합치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이날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 ‘나의 삶 나의 신념’을 통해 전직 대통령들과의 얽히고설킨 인연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이들에 대한 개인적 평가도 가감 없이 밝혔다.

책에는 자신을 정치에 발 담그게 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비롯해 대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솔직한 감정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YS에는 애증이 엇갈렸고, DJ는 실패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노무현 바람’ 꺼질 줄 알았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의 단일화는 막장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재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매우 후한 평가를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나라의 기초와 골격으로 하드웨어를 세웠다면 박정희전 대통령은 그 안에 근대화와 산업화 그리고 경제성장으로 소프트웨어를 채운 대통령”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을 동원한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지만 단순히 권력을 향유하는 데 그친 정치군인이 아니라 나라를 바꾼 경세가(經世家)였다”고 적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한 경제발전은 역설적으로 한국의 민주화 시대를 열게 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총재는 회고록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를 가감 없이 기술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 전 총재는 “겉으로 알려진 것 외에 그를 자세히 몰랐다”며 “한나라당 총재로 있던 시절 다른 의원들과 섞이지 않고 홀로 움직이면서도 당내 민주화나 개혁같은 주제를 선점해 당내 입지와 존재감을 키우는 독특한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된 후 국정운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고 기대도 접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한 것에 대해 “소신을 지키고자 한 것이 왜 배신자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