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美 ‘왓슨’능가 ‘한국형 닥터 알파고’추진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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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4   |  발행일 2017-08-24 제2면   |  수정 2017-08-24
경북대 IT大와 구축방안 논의
국내 암환자 실정 맞게 최적화
주요 질환 최적의 치료법 제안
협력 병원에도 프로그램 지원

경북대병원이 이른바 ‘한국형 닥터 알파고’ 구축에 나섰다. 닥터 알파고는 ‘임상의사 결정지원(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CDSS)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경북대병원은 이 같은 CDSS 구축 방안과 관련, 경북대 IT대학과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CDSS는 미국 IBM사가 운영 중인 ‘왓슨 포 온콜로지’(이하 왓슨)가 유일하다. 왓슨은 AI를 이용, 방대한 전문의학지식을 학습·분석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을 의사에게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300여개 의학저널·200여개 의학교과서를 비롯해 1천500만쪽에 이르는 의료정보 및 치료 가이드라인 등이 뒷받침된다. 국내엔 계명대 동산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을 비롯, 10여개 대형병원이 왓슨을 운영하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프로그램 운영 비용만 연간 수억원에 이른다.

경북대병원이 추진 중인 닥터 알파고는 왓슨처럼 의사가 프로그램에 접속해 환자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학습한 방대한 양의 의료서적과 논문, 경북대병원의 진료기록 등을 분석·추론해 환자별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 제안한다. 이를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가 모인 다학제팀에서 검토하고, 환자 치료에 적용하게 된다. 경북대병원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닥터 알파고에 대해 우선 IBM사의 왓슨과 같이 부인암 등 각종 암환자의 항암제 치료법을 제안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주요 질환의 진단·예방을 위한 참고 자료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협력병원에도 이 프로그램 지원을 검토 중이어서 성사될 경우 협력병원까지 의료 질이 크게 향상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경북대병원이 한국형 닥터 알파고를 구축하려는 것은 왓슨이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경북대병원 김종광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왓슨은 국내 의료보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고가의 항암제를 제안하는 등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또 미국과 국내 환자의 인종 간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문제점도 있다. 즉 국내의 경우 위암과 자궁경부암이 많지만, 미국은 이들 암이 상대적으로 적어 암 수술 전후 항암치료에도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호영 병원장은 “경북대병원은 1999년부터 전산화된 암환자만 6만8천147명에 이르고, 이들의 진료기록을 빅데이터로 활용할 경우 왓슨을 능가하는 한국형 닥터 알파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이제 우리도 우리만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해외까지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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