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순의 정신세계 이야기] 행동주의 학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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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2 07:53  |  수정 2017-09-12 07:53  |  발행일 2017-09-12 제19면
[곽호순의 정신세계 이야기] 행동주의 학파
<곽호순병원 원장>

인간의 심리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이론이 있다.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던 어떤 여성의 팔이 이유 없이 마비됐다. 프로이트는 이 현상을 설명하면서, 무의식적인 갈등이 의식으로 올라오는 것을 억누르기 위해 차라리 팔을 마비시켜 그 갈등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힘을 무의식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의 모든 심리적 현상은 다 원인이 있고 그 원인에는 무의식이 있다는 것을 역설한 것인데, 이 정신분석학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과학적으로 입증을 해 낼 수 없다는 것이다.

학자인 존 왓슨은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에는 과학적인 탐구가 초점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과학적 입증이 바로 행동주의 학파의 근거가 됐고 정신분석학과는 크게 차별화될 수 있었다.

그래서 왓슨은 직접 측정하고 기록할 수 있는 관찰 가능한 마음의 행동에 초점을 두는 행동주의 접근을 발전시켰다. 왓슨의 생각은 러시아의 생리학자 이반 파블로프의 연구에 그 기반을 둔 것이다. 너무나 유명한 파블로프의 개 실험이 그것이다. 처음에는 종소리에 침을 흘리지 않던 개가 결국 종소리만으로도 침을 흘리게 만드는 실험이었다. 결국 그 개는 종소리에 길들여진 것(조건형성)이다.

왓슨은 이런 현상이 사람들에게도 얼마든지 적용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1개월 된 알버트를 두고 실험을 했다. 알버트는 흰쥐를 본 적이 없었으며 그래서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흰쥐와 함께 크고 무서운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려줬고, 결국 알버트는 흰쥐를 무서워하게 됐다. 공포를 조건형성시킨 것이다.

행동주의 이론의 큰 장점은 이런 실험으로 직접 입증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정신 행동도 이와 같이 훈련에 의해 형성되며 그것을 학습이라 한다. 보상과 벌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학습 효과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다. 즉 인간의 정신 행동은 학습에 의해서 형성되며 반대로 학습에 의해서 정신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큰 이론을 열게 된 것이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이 행동주의 학파의 이론을 이용한 방법은 여러 병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고공 공포증이 있는 사람을 어떻게 치료할까. 서서히 높은 곳을 오르게 하면서 불안을 덜 느끼게 조건화하기도 하지만 갑자기 번지 점프를 시켜 버리면서 극하게 그 공포를 이겨내게 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결벽증이 심한 환자에게 작은 것부터 서서히 더러운 것으로부터 마음을 정리하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변기를 직접 손으로 만지게 한 후 일정 시간 절대 손을 씻지 못하도록 하면서 그 극한 두려움을 겪게 하기도 한다. 그런 극한 조건화를 통해 어지간한 것들은 두렵지 않게 만드는 치료 등에 이용한다. 역조건화는 공포증이나 불안 장애의 치료에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인간의 정신 행동은 학습에 의해서 형성됐고 역시 학습에 의해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행동주의 이론이다. <곽호순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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