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아동권리증명서’ 발급…아동친화도시 향해 달리는 영주

  • 김제덕
  • |
  • 입력 2017-09-13 07:34  |  수정 2017-09-13 08:41  |  발행일 2017-09-13 제12면
20170913
장욱현 시장이 시장실을 방문한 어린이들과 밝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주시는 올 연말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영주시 제공>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아동친화도시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3년 서울 성북구가 우리나라 최초의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된 것을 비롯해 최근 경기도 수원시가 인증받으면서 전국에 모두 13개 도시가 지정됐다. 현재 영주시를 포함해 전국 44개 시·군·구가 아동친화도시추진 지방정부협의회에 가입해 아동이 살기 좋은 지역사회 조성에 협력하고 있다. 영주시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북에서는 처음으로 아동친화도시로 지정받기 위해 ‘아이들의 웃음소리, 영주의 희망소리’란 슬로건 아래 올 연말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고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선 6기 전략과제 아동친화도시

영주시는 민선 6기 전략과제 중 하나로 아동이 살기 좋은 아동친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시정체계를 획기적으로 재정비하고 있다. 올해 영주시의 아동 관련 사업 예산은 573억원으로, 18개 부서가 유엔아동권리협약 보장을 위한 88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2년 프랑스서 시작 전 세계로 확산
국내선 서울 성북구 등 13개 도시 지정

영주시 아동친화도시추진 협의회 가입
조례제정 이어 정책추진 TF도 만들어
올해 7월 유니세프 위원회에 인증 신청
유엔아동권리협약 보장사업 적극 추진
아동참여위원회 구성해 아동정책 결정


선비의 고장이자 힐링도시인 영주의 인구는 8월 현재 10만9천70명이다. 이 가운데 18세 미만 아동 수는 1만5천684명으로 전체 인구의 14.37%를 차지한다. 영주시의 아동 관련 기관으로는 39개 초·중·고와 2개 대학, 79개 어린이집 및 유치원, 10개 아동복지시설, 5개 청소년시설이 있다.

비수도권 도농복합형 중소도시인 영주는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저출산·고령화의 추세 속에서 지속적인 인구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이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 영주시는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영주의 탄탄한 미래를 담보해줄 희망정책으로 판단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영주시는 2015년부터 모든 정책에 아동친화적 사고가 녹아들 수 있도록 고민하는 한편, 타 지자체를 벤치마킹하고 정책의 주인공인 아이들로부터 하나하나 의견을 수렴해 가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영주시는 2015년 6월 아동친화도시추진 지방정부협의회에 가입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 유니세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16년 3월에는 영주시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으며, 6월에는 영주시·영주교육지원청·영주경찰서·소방서 등 아동·청소년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학 협력추진기구인 ‘아동친화도시 조성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또한 이들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어린이·청소년 안전도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2016년 11월 현장에서 전하는 생생한 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시민과 소통 만남의 날을 운영했다. 첫 번째 시민과 소통 만남의 날에는 보육교사와 어린이집 원장 등을 대상으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성종은 팀장의 아동권리에 대한 교육이 실시됐으며, 둘째 날에는 ‘시장님! 아동친화도시 이렇게 해요’라는 주제로 성종은 팀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의견토론을 가졌다.

지난 4월에는 18세 미만의 초·중·고생 50명으로 구성된 아동참여위원회가 구성돼 워크숍, 소모임 활동, 아동권리교육 실시 등 아동의 생생한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장도 마련했다. 아동참여위원회 활동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단순한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권리의 주체임을 스스로 인식하게 하고, 또한 시민과 우리 사회에 아동의 권리에 대해 폭넓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전국 첫 아동권리·출생증명서 발급

2016년 6월 아동친화도시협의회 프랑스 연차총회에 참석한 장 시장은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장을 대표해 아동친화정책을 발표하는 등 영주를 알리는 데 큰 성과를 거두었다. 또 프랑스 3개 도시 15개 시설 및 기관을 방문해 아동친화정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청취했다.

이 같은 경험은 장 시장이 아동친화정책을 추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는 귀국 후 곧바로 아동친화도시 전담조직 신설을 위한 아동친화TF를 발족시켰다. 이어 경북 최초로 동양대 산업협력단에 의뢰해 아동정책 방향 설정을 위한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지역아동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올 들어 영주시의 아동친화도시 정책은 더욱 발전하고 있다. 출생에 대한 기쁨을 함께 나누고 아동권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영주시는 전국 최초로 지역 출생 아기를 대상으로 아동권리 및 출생증명서를 제작해 부모에게 전달하고 있다. 출생증명서에는 지문 대신 태어난 아기의 두 발바닥을 찍어놓았다. 제1호 출생증명서는 지난 7월27일 영주기독병원 분만산부인과에서 셋째 아이(여)를 출산한 산모인 장수빈씨(30)에게 전달됐다. 유아용의자·구급함·한방첩약쿠폰 등이 선물로 주어졌다.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지역아동실태 조사’에서 아이들은 ‘놀 공간이 부족하다’고 가장 많이 지적했다. 영주시는 아이들의 의견을 들어 국제구호개발 NGO인 ‘세이브더칠드런’ 공모사업에 선정된 부석면 어린이놀이터를 조성하는 등 아동이 원하는 놀이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또 서천둔치에 1천㎡ 규모로 조성된 문정물놀이장 수심을 60㎝로 낮춰 어린이가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순흥면 태장리에 위치한 생태관찰원에서는 여우를 관찰할 수 있다. 자연에 대한 동경과 동물과의 유대감을 키울 수 있어 정서함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취학 전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도서관에는 오감을 발달시킬 수 있는 장난감 140종 340여점을 구비했으며, 영주시립도서관은 어린이 전용도서관으로 변경해 어린이서적 등 3천300여권을 비치할 예정이다.

영주시는 아동에 관한 사업을 쉽게 알아보고 아동 관련 예산이 적절히 확보되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연내 아동 예산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아동과 관련된 정책사업 등이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동의 권리 실현에 기여하는지 등을 점검하기 위해 아동영향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영주시는 지난 7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아동친화도시 조성 4개년 추진 계획 및 영향진단을 작성해 아동친화도시 인증 신청을 했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아동참여, 아동친화적인 법체계와 전략, 관련 예산 확보, 정기적인 아동실태보고, 안전조치 등 모두 10개 원칙 46개 항목에 따라 꼼꼼하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

영주=김제덕기자 jedeog@yeongnam.com

☞아동친화도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Child Friendly Cities)는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이 권리를 충분히 누리면서 살아가는 도시’로,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기본정신을 실천하는 지역사회를 뜻한다. 아동의 생존권·보호권·발달권·참여권 등 아동의 4대 권리 이행을 목표로 하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사업은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돼 동아시아·아프리카·남미 등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프랑스는 2002년 유니세프 프랑스위원회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으로 구성된 프랑스시장연합회가 파트너십을 맺고 아동친화도시 사업을 시작했다. 프랑스 아동친화도시는 특별히 아동참여와 시민권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200개 이상 도시가 10개 원칙에 기초해 아동친화도시로 지정됐다.

기자 이미지

김제덕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