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포도, “市차원 시장조사·바이어관리 해야 확고한 자리매김 가능”

  •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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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4 07:43  |  수정 2017-09-14 07:43  |  발행일 2017-09-14 제12면
포도수출 위한 선결 과제는

상업적인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합리적인 가격’이지만 시장 형편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라면 어림짐작으로 가격을 매겨야 할 경우가 있다. 이는 김천포도산업이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새김천농협 손상필 과장은 “거봉포도를 상자당 8천원 정도에 수출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포도가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2만8천원에 거래되고 있었다”며 “자체적인 ‘시장조사’를 결행한 데 따른 문제”라고 진단했다. 물론 이는 극단적인 사례로 익숙지 않은 수출과정에서 생기는 시행착오일 수 있다. 하지만 포도수출에 필수적인 시스템을 하루속히 갖춰야 한다는 반면교사임에 분명하다.

현재 새김천농협은 자체적으로 해외시장을 면밀히 조사할 여력이 없다. 포도수출 담당인 손 과장 혼자로는 바이어와 거래하고, 생산자와 상담하기에도 벅찬 게 현실이다. 이 와중에 손 과장은 수출포도가 포장되고, 운반 차량에 실려가는 마지막 과정까지 관장하고 있다. 여기에다 바이어와 신경전도 펼쳐야 한다. 손 과장은 “김천포도가 수출되는 국가별로 전담 바이어 3~4명씩을 두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들은 김천포도보다 가격이 낮은 지역의 포도를 우선적으로 수출한다. 그러다 품절되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다시 김천포도를 찾는다”며 갑갑해 했다.

손 과장은 이어 “바이어는 자신이 요구한 상품이 공급되지 않으면 곧바로 떠난다. 그러나 거래 속성상 바이어를 탓할 일만은 아니다”며 “특히 정서적인 문제 등으로 새김천농협이 김천 전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수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천포도는 현재 품질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김천시 차원에서 △생산조직 활성화 △교육기능 강화 △바이어 관리 △시장조사 △상품개발 등에 나서야 해외시장에서 김천포도의 확고한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천시는 ‘포도수출사업단’ 발족을 검토해 왔다. 생산자협의회, 수출전문기업, 농산물연구소(대학), 농산물품질관리원 등 관계자를 중심으로 꾸려질 ‘포도수출사업단’은 생산에서부터 수출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게 된다.

김천시 관계자는 “포도산업의 규모화는 김천시의 일관된 정책이다. 지난 20여년의 노력이 결실단계에 이르렀고, 이제부터 수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천포도가 수출되는 만큼 국내 시장의 출하량은 감소한다. 이는 포도수출이 내수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천=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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