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북방정책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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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5   |  발행일 2017-09-15 제27면   |  수정 2017-09-15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신(新)북방정책을 발표했다. 한반도의 울타리를 넘어 극동과 동북아, 그리고 유라시아까지 연계해 경제적 영토를 크게 확장해나간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반도 경제지도를 새롭게 그리려는 새 정부의 원대한 구상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극동을 러시아의 경제수도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신(新)동방정책과 맞물리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새 정부는 신북방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신설해 대통령직속기구로 둘 만큼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북방정책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88년 출범한 노태우정부가 탈냉전 기류를 타고 추진했던 정책이다. 이 정책은 기존의 대공산권 적대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이 정책에 따라 1990년 6월 한·소 정상회담이 열렸으며 그해 10월에는 국교가 수립됐다. 이듬해 1991년 소련이 해체된 이후 러시아와 국교를 재개했다. 이듬해인 1992년 8월에는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역대 정부에서도 한·러 경협프로젝트 등의 북방정책은 계속돼 왔다. 북방은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자 한반도 경제의 동력을 되살리는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북방경제에 대한 관심이 재조명되고 있는 시점에 이강덕 포항시장도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시발점이자 북극항로 연결항구인 블라디보스토크와 하산군을 다녀왔다. 이 시장은 지난 9일 하산군에서 열린 환동해거점도시회의에서 ‘환동해권 문화협력사무국’ 창설을 제안하는 등 지자체 간 경제교류 폭의 확대와 경제공동체 형성을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또 포항과 블라디보스토크 간의 하늘길과 바닷길을 여는 데 주력해 성과를 냈다. 이 시장은 폴란스키 연해주 부지사에게 올해 말 취항 예정인 지역항공사인 에어포항의 운항을 크루즈 관광과 연계시킨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폴란스키 부지사는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을 중심으로 한 연계노선의 적극적인 검토를 약속했다. 새 정부가 과거와 다른 북방정책을 펴는 데 맞춰 포항시도 진정으로 환동해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때가 됐다. 이 시장은 이번 방문에서 얻은 성과와 과제를 면밀히 검토해 포항의 미래를 북방에서 찾아주길 바란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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