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전술핵

  • 배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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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6   |  발행일 2017-09-16 제23면   |  수정 2017-09-16

핵무기는 사용 목적에 따라 통상 전술핵무기와 전략핵무기로 구분된다. 전술핵은 보통 20kt(TNT 폭탄 2만t을 한번에 폭발시켰을 때 위력) 이하의 소형 핵무기를 말하며 주로 적 지휘부나 핵심시설 등을 파괴하는 데 쓰인다. 반면 전략핵은 상대방의 도시나 전략핵 기지 등 중요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전략핵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탑재 순항미사일(ALCM) 등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공격하며 파괴력은 통상 100kt 이상이다.

전술핵은 전투기나 폭격기 등에서 투하하는 핵폭탄을 비롯해 각종 포에서 발사되는 핵포탄, 단거리 탄도미사일 장착용 핵탄두 등 종류가 다양하다. 핵지뢰·핵배낭·핵어뢰 형태로 운용되기도 하지만 미국은 1990년대 이후 대부분 폐기했다. 현재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무기는 B61·B83 등의 핵폭탄과 열핵탄두인 W76·W78, 공대지 순항미사일에 탑재하는 W80 등이 있다. B83 핵폭탄의 폭발력은 최대 1.2Mt(1Mt는 TNT 100만t의 폭발력)에 달한다. W80은 공대지순항미사일과 핵잠수함·이지스 구축함에서 발사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에 장착된다. 이 중 B61을 업그레이드한 B61-12는 2019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하는 신형 전술핵무기로 레이더와 GPS를 장착해 스마트 핵폭탄으로 불린다.

미국의 전술핵은 냉전시대인 1950년대 후반 한국에도 배치됐다. 1958년 1월부터 주한미군은 어네스트존 전술핵 탄도탄, 마타도어 순항미사일, 155㎜ 핵포탄 등 11가지 종류의 전술핵을 반입했다. 1967년에는 모두 950기가 배치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1976년에는 540기로 줄었고 1991년 9월 조지 H 부시 미국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 선언과 뒤이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에 따라 전술핵을 모두 철수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문제가 안보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자체 핵개발이나 전술핵 재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치권의 논란은 확산될 조짐이다. 전술핵 재도입을 당론으로 결정한 자유한국당은 1천만명 서명운동에 나섰고 미국에 특사단도 파견했다. 자칫하면 우리사회가 찬반 소용돌이에 휘말려 제2의 사드사태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북한의 핵위협보다 더 무서운 게 국론분열임을 알아야 한다. 배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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