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20조 가스公, 3년째 상의회비 안 내

  • 노인호,김미지
  • |
  • 입력 2017-09-18 07:01  |  수정 2017-09-18 07:23  |  발행일 2017-09-18 제1면
대구상의 당연가입 대상 불구
경영상태 들먹이며 납부 외면

대구상공회의소 당연가입 대상인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3년째 회비를 내지 않은 채 버티고 있다. 이런 탓에 가스공사가 지역에서 이익만 챙기고 최소한의 도리는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1조1천81억원, 2015년 26조527억원으로 2년 연속 20조원을 넘었다. 상공회의소법 제10조에 따라 연매출 100억원이 넘은 가스공사는 대구상의 당연가입 기업이고, 규정(매출액 10%의 0.002%)에 따라 내야 할 회비는 2년간 94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대구상의는 가스공사의 부담을 고려해 연간 9천만원 정도의 회비를 책정했지만, 가스공사는 이마저도 내지 않고 있다.

상공회의소법은 일정 매출 이상이면 회원으로 자동 가입되지만, 회비납부는 강제가 아니라 임의규제인 탓에 제재방법이 없다. 대구상의는 한국가스공사에 수차례 ‘당연 가입 대상’임을 설명하고 회비납부를 요청했지만 공사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문제는 가스공사의 회비미납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지역 기업에 회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악성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대구에 둥지를 튼 한국감정원과 전국 각지로 이전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기술, 한국남부발전 등 전기와 가스 유틸리티 계열의 공기업들은 각 지역 상의에 가입해 연회비를 꼬박꼬박 내고 있다. 부산혁신도시의 한국남부발전은 2015년 9천120만원, 지난해 7천만원의 회비를 부산상의에 냈다. 한국남부발전의 지난해 연매출은 4조2천188억원가량으로 가스공사의 5분의 1 수준이다. 한국남부발전 관계자는 “대표 공기업으로서 이전 지역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당연히 회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상의 한 관계자는 “이는 가스공사가 아직도 ‘서울 중시, 지방 경시’의 사고에 매몰되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지역균형발전 취지에 걸맞게 지역경제에 대한 책임의식, 지역과 동고동락 하겠다는 의지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가스공사 측은 “회비 9천만원은 현재 경영상태로는 어려워 3천만원의 예산을 책정해둔 상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가스공사가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대구시로부터 지역정착비, 학업성취비, 출산축하비 명목으로 받은 재정지원금(총 2억2천200만원)의 7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