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서울 빨대효과’…지역 환자 유출 심화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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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8 07:01  |  수정 2017-09-18 07:01  |  발행일 2017-09-18 제1면
강남세브란스·삼성서울병원
수서역 왕복 셔틀버스도 운행
대구 대학병원 특단대책 필요

지난해 말 SRT(수서발 고속철도) 개통 이후 지역 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SRT 개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대표적 수도권 병원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다. 이들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SRT 이용 때 이동시간이 KTX보다 1시간 가량 줄어든다.

이에 따라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방 환자 유치를 위해 평일과 토요일, SRT 수서역에서 병원까지 2대의 셔틀버스를 3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고, 하루 평균 200여명의 환자가 이용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는 SRT 수서역에 병원 직원 2명을 파견해 ‘고객 건강 라운지’를 운영해 오고 있다. 삼성서울병원도 평일과 토요일 15분 간격으로 수서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고, 하루 평균 800여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병원 모두 지방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는 하반기나 내년부턴 ‘SRT 낙수효과’가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SRT 정차역 주변인 분당서울대병원과 분당차병원, 동탄성심병원, 아주대병원도 KTX 이용 때보다 20분 이상 이동시간이 단축되면서 SRT 수혜에 합류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상반기 이른바 ‘수도권 빅5 병원’(서울아산병원·연세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의 건강보험 급여비는 1조4천51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2천936억원)보다 12.2% 급증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구지역 대학병원들은 ‘위기 의식’에 둔감하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임상교수는 “SRT 개통은 지역 환자 수도권 유출의 신호탄이다. 문제는 대구의 대학병원들이 ‘갈 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온다’는 식의 안일한 생각에 젖어 있다”면서 “한 번 떠난 환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환자 유출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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