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테니스 엘보와 골프 엘보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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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9 07:51  |  수정 2017-09-19 07:51  |  발행일 2017-09-19 제20면
내·외과 상과염, 발병초기 관리 잘하면 80∼90% 자연치유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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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병원 장형규 원장

“테니스, 골프도 안 치는데, 테니스 엘보·골프 엘보가 왔다는데요. 팔꿈치가 아픈데, 손에 힘이 없어 물컵도 못 들겠어요.” 진료실에 들어오면서 환자들이 하는 말이다.

팔꿈치에 생기는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대부분의 경우 테니스, 골프 등 팔을 과도하게 쓰는 운동을 했거나 직업상의 이유로 팔을 많이 쓰는 경우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병명과는 다르게 테니스와는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팔꿈치가 아파서 병원을 찾을 때 테니스 엘보로 진단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운동을 즐기는 경우 외에도 컴퓨터 작업을 장시간 하는 경우, 육아 및 가사 일을 많이 하는 주부 등에서 쉽게 발생해 관심이 필요하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부터 손목까지 이어진 힘줄 중 손목을 바깥으로 젖히는 힘줄이, 골프 엘보는 손목을 안으로 굽히는 힘줄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면 팔꿈치 상과(내·외측의 튀어나온 뼈)의 염증과 함께 힘줄 내부에 미세한 파열이 발생해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 관절의 힘줄에 욱신거림이나 힘이 빠지는 무력감 또는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일반적으로 외측 상과염이라 하며, 골프 엘보는 비슷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내측 상과염이라고 한다.

진단은 자신의 팔꿈치 통증이 팔꿈치 내, 외측의 튀어나온 뼈, 즉 상과 주위에 주로 발생하고 이 부위를 손가락 끝으로 힘껏 눌러서 심하게 아프면 의심할 수 있다.


과도한 운동·컴퓨터 사용·육아 등으로 발생
물건을 들거나 밀고 당길 때 팔꿈치에 통증
악화시 손목·손가락에까지 저림·당김 증상
통증부위 사용 최소화…온열·물리치료 병행



상과염이 생기면 물건을 들거나 밀거나 당길 때, 운반할 때 주로 팔꿈치 통증이 생긴다.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가벼운 일에서도 통증이 생기게 되며 팔꿈치뿐만 아니라 팔 아래로 내려와 손목, 손가락 순으로 저리고 당김 증상이 동반된다. 질환이 더욱 악화되면 물컵을 들거나 젓가락질 등의 기본적 일상생활도 힘들게 된다.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통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병력 청취 및 진찰이 필수적이며, 내·외 상과염은 근육과 그 끝에 붙어있는 힘줄의 문제로 인해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X-ray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초음파를 통해 힘줄이 손상된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거나 힘줄 손상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관절염, 요골신경 압박증후군, 추벽증후군 등을 확인할 수 있는 MRI(자기공명영상) 등 정밀 검사가 필요할 경우도 있다.

발병 초기에 잘 치료하면 80~90%는 자연 치유될 수 있다.

보존적 치료는 통증부위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약 4~6주간 안정이 필요하다. 팔꿈치 아래에 가벼운 보호대를 착용함으로써 팔을 쉬게 해야 하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동작이나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기를 번쩍번쩍 안거나 빨래를 짜고, 바닥을 닦는 등 손목을 회전하거나 뒤로 젖히는 동작이 많은 일에서 잠시 벗어나 팔을 쉬어야 하며, 과도한 컴퓨터 사용도 피하는 것이 좋다.

키보드를 두드릴 때 손가락과 손목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취하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50분 일을 하면 10분은 쉬어 근육이 무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온열 치료와 뭉친 근육을 풀어 근력을 회복시키고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진통소염제 복용, 스테로이드제 및 인대 강화 주사요법을 통해 통증을 완화하며, 체외충격파 요법도 증상 호전에 효과가 있다.

통증 조절이 되면 손목, 손가락, 전완부의 근육을 이완하고 강화하는 스트레칭 운동을 통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앉거나 서서 한쪽 팔을 앞으로 뻗은 후 손목을 아래로 굽히고, 반대쪽 손으로 손가락을 잡아 몸쪽으로 당긴다. 이후 팔을 돌린 뒤 반대쪽 손으로 손을 잡아 몸통으로 당긴다. 이 과정을 하루에 100~200회 계속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중간 천천히 쉬어야 한다.

만일 평소보다 가사 일이 많아지고 육체적 부담이 큰 기간에는 일정하게 휴식을 취하고 온찜질 등으로 근육이 경직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할 점은 잠시 통증이 사라졌다고 팔꿈치 관절을 다시 사용하면 손상을 가져와 만성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충분한 재활 치료를 통해 회복 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식이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의 보존적 요법으로 6개월 이상 충분한 치료를 받았음에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개방적 술식, 관절경 수술이 있으며, 환자 개개인의 팔꿈치 관절에 연결된 힘줄이나 근육, 인대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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