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홀대’에…차질 빚는 임청각 복원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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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0   |  발행일 2017-09-20 제1면   |  수정 2017-09-20
文정부 복지예산 증액 빌미로
중앙선 복선화 사업 대폭 삭감
고택內 철길 이전 지연 불가피
말로만 “독립운동 산실” 칭송

문재인 대통령이 독립운동의 산실로 칭송한 이상룡 선생의 고택 ‘임청각’(안동시 법흥동) 복원이 당초 계획보다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잇따라 원형 복원을 약속해 놓고 정작 정부 예산 확정 작업에서는 복지예산 증액을 빌미로 ‘관련 사업비’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99칸 대종택인 임청각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다. 일제는 강점기 때 임청각의 정기를 끊으려고 행랑채와 부속건물 50여칸을 뜯고 마당을 관통하는 철길을 놓았다. 이에 광복 70주년을 맞은 2015년 8월 문화재청이 ‘일제 강점기 훼손 문화재 복원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이를 토대로 박근혜정부는 2016년 종합정비계획 수립 예산 2억원을 확정한 데 이어 임청각 복원 관련 중앙선 복선화 사업을 2020년까지 추진하는 로드맵 아래 관련 예산을 꾸준히 배정해 왔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복지 예산을 늘리고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로 하면서 내년 중앙선 복선화 사업 예산이 올해 예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천500억원으로 급감했다. 매년 약 6천5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예산에 임청각의 복원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해 5월, 이낙연 총리는 지난 8월 이곳을 방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이례적으로 이상룡 선생의 애국투혼을 언급하면서 ‘복원’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정작 정부는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자유한국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안동)은 “22조원의 SOC 예산 삭감에서 임청각 예산을 확 줄였는데, 이렇게 되면 앞으로 5년 걸려도 잘 안 될 것 같다”며 “정부는 2015년과 2016년에 이월된 예산을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내년 예산에 줄였다가 2019년도 예산에 늘리고 2020년 예산에도 늘리는 게 쉽지 않다. 올해 SOC 예산에서 반드시 추가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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