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청, 지방선거용 선심행정 의혹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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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0 07:24  |  수정 2017-09-20 07:24  |  발행일 2017-09-20 제8면
상중이동주민센터 이전 후 용도
시니어클럽서 영어도서관 변경
소요예산 1억5천만→8억 ‘껑충’

대구 서구청이 상중이동주민센터 이전에 따른 빈 건물 활용계획을 3개월 만에 돌연 변경해 논란이 일고 있다. 뚜렷한 이유없이 계획을 바꾸고 사업 규모를 대폭 확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행정’이라는 의혹도 사고 있다.

19일 서구의회 등에 따르면 서구청은 지난 6월 상중이동주민센터 리모델링을 위해 1억5천만원의 예산을 의회에 신청했다. 신청사 완공(10월) 이후 주민센터를 시니어클럽과 자유총연맹 회원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정비한다는 것.

당시 구의원들은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수요가 뚜렷하지 않고, 접근성도 떨어져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

이에 구청 측은 꼭 필요한 사업인만큼 예산이 배정될 수 있도록 의회 측에 협조를 구했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구청 측은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지난 14일 열린 전체의원 간담회 자리에서 시니어클럽이 아닌 영어도서관으로 활용하겠다고 번복한 것.

변경된 사업계획에 따르면 1층엔 자료실과 스터디룸을 포함한 영어도서관, 2층에는 작은도서관이 들어선다. 소요되는 예산만 8억2천100만원으로 기존의 5배 이상이다.

더욱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공무원은 사업 변경 이유에 대해 “시니어클럽 등을 운영하기엔 접근성이 좋지 않으나, 비산2·3동에 있는 작은도서관의 경우 기존의 위치가 접근성이 좋지 않아 상중이동으로 옮기려고 한다”는 황당한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장태수 서구의회 의원은 “주민들의 편의와 실효성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정”이라며 “의회 협조까지 구하며 추진했던 사업을 불과 3개월 만에 뒤집고, 선거 직전에 영어도서관을 개관하겠다는 것은 표를 얻으려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자유총연맹과 시니어클럽 회원들이 반대해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하던 중 서구에 없는 영어도서관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사업을 변경하게 됐다”고 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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