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갑질·패행 일삼는 가스공사, 대구엔 왜 왔나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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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0   |  발행일 2017-09-20 제31면   |  수정 2017-09-20

2014년 대구 신서동 혁신도시로 이전한 대표적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는 지역 앵커기업으로서의 책임의식과 공익성이 전혀 없다. 그렇지만 나쁜 관행은 몸에 밴 듯하다. 전·현직 임직원이 출자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가 하면, 신규 인력 채용도 외부업체와의 수의계약을 통해 제멋대로 진행했다. 거기다 3년째 대구상공회의소 회비를 내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아직 선임도 되지 않은 국제가스연맹(IGU) 부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의혹을 낳고 있으며, 지역인재 채용률과 임직원 대구 이주율은 공기업 중 최저 수준이다. 갑질과 패행엔 발군(拔群)하면서도 지역발전과 공익은 안중에도 없음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2015년 26조527억원, 지난해 21조1천8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한국가스공사는 대구상공회의소 당연가입 기업이다. 대구상의 규정에 따른 회비는 2년간 94억원에 이르지만 대구상의는 가스공사의 부담을 고려해 연간 9천만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이마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조2천188억원인 한국남부발전이 부산상의에 연간 9천만원가량의 회비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지난 6월 말 현재 가스공사 임직원의 대구 이주율은 58.7%로, 한국사학진흥재단의 이주율 80%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도 가스공사는 주말 수도권 셔틀버스 14대를 운영해 임직원들의 수도권 통근을 부추기고 있다. 통근버스 운영업체도 모두 외지업체라고 한다. 지역 기여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다.

한국가스공사의 불량성은 지역인재 채용에서도 노정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률은 12.9%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론 30%를 넘는 공기업이 4곳이었고, 김천으로 이전한 한국도로공사의 지역인재 채용률은 23.1%였다.

지역발전엔 눈을 감아온 가스공사가 2013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시로부터 지역정착비·학업성취비·출산축하비 명목으로 2억2천200만원의 재정지원금을 받았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한마디로 가스공사는 재정지원금을 받을 자격이 없다. 갑질과 패행에만 목을 맬 거면 대구에 왜 왔는지 묻고 싶다. 노무현정부 때 수도권에 포진한 공공기관을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토록 한 것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고육책이었다. 지역경제에 일말의 기여도 하지 않을 요량이라면 차라리 대구를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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