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고속道 허용이 靑 입김 때문이라고?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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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2   |  발행일 2017-09-22 제5면   |  수정 2017-09-22
대구시·경북도의원과 金 장관
수년간 제기한 민원 결실 거둬
일각서 대통령 연관 억측 논란

국토교통부가 고속도로 명칭 예규를 개정하기로 함에 따라 광주∼대구 고속도로의 명칭이 ‘달빛 고속도로’로 변경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에서 청와대 인사의 대구 방문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성(姓) 영문 표기가 Moon(달)이라는 억측도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부는 ‘고속도로 등 도로 노선번호 및 노선명 관리지침(예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시행에 들어간다고 21일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5년 9월부터 ‘도로 노선 번호 및 노선명 관리지침’을 통해 기종점 지역 명칭만으로 고속도로 노선명을 정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2015년 12월 ‘88올림픽고속도로’를 확장 개통할 때 대구시와 광주시가 두 지역의 옛 이름인 달구벌의 ‘달’과 빛고을의 ‘빛’을 합친 ‘달빛’을 고속도로 명칭으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예규 개정에서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요청한 명칭 외에 노선이 통과하는 지역의 지리적 위치 명칭 등도 노선명으로 쓸 수 있게 됨에 따라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달빛고속도로로 개칭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이 지난 7월 대구시의회를 방문해 관련 민원을 듣고 “잘 살펴보겠다”고 한 것이 이번 예규 개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여기에 더해 ‘달빛기사단’ 등 문 대통령의 지지자를 지칭하는 말에 ‘달빛’이 사용되기도 해 달빛 고속도로를 위한 예규 개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광교 대구시의원과 박용선 경북도의원 등과 함께 달빛고속도로 명칭을 제안했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2015년 12월에 제가 제기했던 민원인 광대고속도로의 명칭 변경이 이제서야 풀리나 봅니다. 행정이나 정치나 갈수록 소통이 중요합니다”라며 “이제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지자체들이 모두 동의하면 바꿔줄 수 있다고 하니 전남, 경남, 경북, 대구 시·도지사들의 의견을 모아보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억측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해명이다. 실제로 ‘달빛 고속도로’ 명칭은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를 비롯해 지역 각계에서 호감을 표명하면서 여러 차례 이미 명칭 채택을 주장해 왔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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