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청 ‘영어도서관’ 예산확보 과정도 꼼수

  • 김형엽
  • |
  • 입력 2017-09-22 07:34  |  수정 2017-09-22 07:34  |  발행일 2017-09-22 제8면
예산삭감 후 市에 교부금 신청
구의회에 알리지도 않아 논란
의회 “예산심의확정권한 침해”

대구 서구청이 추진 중인 주민센터 후적지 ‘영어도서관 설치’ 사업이 선심성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영남일보 9월20일자 8면 보도) 관련 예산 확보 과정에서도 ‘꼼수’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구청은 당초 상중이동주민센터 이전에 따른 빈 건물에 대해 1억5천만원을 투입해 정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의회가 지난 6월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불과 3개월 만에 ‘영어도서관 설치’(8억2천여만원)로 사업 계획을 바꿔 추진하기로 했다. 구청은 “반드시 예산이 필요하다”며 구의회에 협조까지 구한 상태였다.

문제는 예산 삭감 이후인 지난 7월, 서구청이 구의회 동의도 없이 주민센터 건물 리모델링을 위한 특별교부금을 대구시에 신청해 2억원을 지원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구청은 이 교부금으로 다음 달까지 관련 설계용역을 마무리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구의원은 의회에 알리지도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고 집행부를 비난했다.

장태수 서구의회 의원은 “구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예산을 특별교부금으로 확보한 것은 의회의 예산심의확정권한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라며 “구청장이 하고 싶은 사업을 하기 위해 구민의 대표인 의회의 결정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구청 관계자는 “의회가 예산을 삭감했지만 향후 어떤 용도로 사용하든 해당 건물에 대한 최소한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특별교부금을 신청했다”고 해명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