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리구리아산 올리브유를 살짝 뿌린 자연송이버섯회와 살 오른 달팽이와인찜…토스카나의 가을 대표 별미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9-22   |  발행일 2017-09-22 제41면   |  수정 2017-09-22
[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리구리아산 올리브유를 살짝 뿌린 자연송이버섯회와 살 오른 달팽이와인찜…토스카나의 가을 대표 별미
토스카나산 자연산 송이.

새 학년이 시작되는 이탈리아의 9월은 마치 한 해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기분 좋은 설렘이 가득하다. 여름 내내 뜨거운 햇살을 받아 단맛이 한껏 오른 포도를 수확하여 새 와인을 담그기 시작한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면 한 해 동안 두고 먹을 각종 생 햄을 만들어 저장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오랜만에 찾은 토스카나 한 시골 마을의 전통시장.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버섯이다. 프라이팬에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구워 올리브유와 와인 식초에 절여 두었다 먹으면 맛이 좋은 넓적한 느타리버섯 등 어느 요리에 곁들이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각양각색 버섯이 가지런히 진열된 모습에 보기만 해도 절로 군침이 돈다.

[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리구리아산 올리브유를 살짝 뿌린 자연송이버섯회와 살 오른 달팽이와인찜…토스카나의 가을 대표 별미

진열대 한쪽에 자리 잡은 어른 주먹만 한 양송이버섯은 기둥을 떼어내고 소고기와 치즈로 속을 가득 채워 오븐에 구워내면 메인요리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여러 버섯 중에서도 최고는 토스카나산 자연송이.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만큼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는 것이 버섯에 대한 예의다. 버섯 기둥과 갓에 묻은 흙을 마른 붓으로 살살 털어 낸 후 얇게 썬다. 버섯의 향을 해치지 않는 라이트한 리구리아산 올리브유를 살짝 뿌리면 이탈리아식 송이버섯회인 ‘포르치니 카르파초’가 완성된다.

역시 파스타도 빼놓을 수 없다. 귀한 송이가 토스카나 전통 수제 파스타의 부들부들한 면발과 어우러지면 그 맛은 가히 상상초월이다. 흔한 토마토나 크림소스를 전혀 넣지 않고 버섯 본연의 향을 살려 요리하는 것이 토스카나식 송이 파스타만의 특별한 비법이다.

매년 가을이면 살이 통통하게 오른 달팽이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즐기는 이탈리아 사람들. 달팽이는 흔히 프랑스 고급 요리의 식재료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소박한 향토 음식으로 유명하다. 각종 허브와 고소한 치즈를 넣어 오븐에 구워 먹기도 하지만 마늘과 고추로 향을 더해 화이트와인을 듬뿍 넣고 만든 전통방식의 달팽이와인찜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달팽이 요리다.

빠빠베로 오너 셰프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