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단독작전 펼친 미군…B-1B, DMZ 최북단 출격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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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5   |  발행일 2017-09-25 제3면   |  수정 2017-09-25
64년만에 美전투기 北공해 진입
유사시 北 타격할 핵심 전략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북한 완전파괴’란 말폭탄을 던진 지 나흘 만인 23일 밤 미군이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비무장지대(DMZ) 최북단까지 출격시켰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 전략폭격기와 전투기가 북쪽 공해상으로 진입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라며 향후 전개될 사태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미국의 이번 군사적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 등 군사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의 분석기관들이 유사시 B-1B에 탑재되는 유도폭탄과 B-52·B-2 폭격기의 핵폭탄, 핵추진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트라이던트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이 북한을 타격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으면서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략폭격기는 핵추진 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유사시 상대를 타격할 3대 핵심전력 가운데 하나다. 특히 B-1B는 정밀 유도폭탄과 광범위한 파괴력을 갖춘 다양한 무기를 장착하고 투하할 수 있다”며 “이번 무력시위는 북한의 어떤 위협도 대처할 수 있는 군사옵션이 있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다나 화이트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작전에 대해 “북한이 그동안 해 온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군사옵션을 고려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날 B-1B의 남북접경 해상 최북단 비행에 우리 공군기가 동행하지 않았다.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면 문 대통령이 한미 또는 독자적인 무력시위를 지시한 사실을 정부 당국은 사전 또는 사후에 공개해 왔었다.

문 대통령의 그간 언급과 미국의 단독 비행 등을 고려해볼 때 청와대 내에서는 ‘21세기 들어 한반도 최북단 무력시위’가 자칫 한반도 상황의 추가적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기류도 읽히고 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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