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경주한의원의 한의학 이야기] 안면마비

  • 임호
  • |
  • 입력 2017-09-26 08:01  |  수정 2017-09-26 08:01  |  발행일 2017-09-26 제21면
안면마비 2∼3일전 전신통·두통 증상…귀 통증 동반하기도
20170926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얼굴에 풍이 들었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이들 환자의 경우 대개 얼굴 근육이 마비돼 입이 비뚤어지고 침이 흐르거나, 눈이 잘 안감기고 눈물이 나는 증상이 갑자기 생긴다고 호소한다.

안면근육은 다양한 얼굴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발달돼 있는데, 안면신경에 장애가 생기면 근육이 마비돼 눈을 감기 어려워진다. 뿐만 아니라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비뚤어지고, 눈물이나 침을 흘리는 증상을 보인다. 이것은 단순히 증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외모가 부자연스러워지면서 심리적 상태까지 악화시키게 된다.


환절기에 잦은 급성 바이러스성 질환
얼굴 한쪽만 무감각…아프지는 않아
뇌혈관 경색·출혈, 중풍으로 오기도

귀 뒤 통증 부위에 침·뜸…염증 제거
치료기간 6∼8주…수년간 걸릴 수도



풍은 벨마비, 안면마비, 안면신경마비, 구안와사, 와사풍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어진다.

의학적으로는 말초성과 중추성으로 구분하는데, 간단하게는 눈을 위로 치켜뜰 때 이마에 주름이 잘 생기느냐로 구별되기도 한다. 다만 동시에 혹은 시차를 두고 연이어 생기기도 하고, 말초성이라고 하더라도 두개 내의 혈관이나 종양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뒤따라야 한다.

말초성인 경우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신경마비를 개선해주고 후유장애를 줄이는데 집중해야 한다.

안면신경은 혀를 제외하고는 감각에 관여하지 않고 근육을 움직이는데 기여하므로 안면신경마비 때는 일반적으로 얼굴 한쪽만 무감각하거나 아프지 않다.

안면신경마비는 발병 2~3일 전에 전신통·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안면신경마비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환이기 때문에 마비가 있는 쪽의 후두부의 안면신경이 나오는 곳에 통증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귀 부위 근처로 감각이상을 느끼거나 외이도(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관) 부위의 수포나 염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또 7번 뇌신경은 물론 8번 뇌신경까지를 침범하는 경우 외이도에 수포가 생기고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뇌혈관의 경색이나 출혈로 인해 뇌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안면마비가 중풍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

만약 치료 시기를 놓쳐 1년 이상 안면마비 증상이 지속되면 표정을 지을 때 얼굴 전체가 당기고 눈을 감을 때 입꼬리가 같이 올라가는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

한의학적 치료에서는 모든 환자의 체질과 병증에 따라 진단 및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한의사들은 안면마비 치료에 반신마비에 효과가 있는 이기거풍산(理氣祛風散)을 많이 사용한다. 또 열폐(熱閉·몸속에 열이 생겨 기혈의 순환의 장애가 발생한 경우)에는 우황청심원을 같이 쓰고, 양폐(凉閉·몸속의 한량한 기운이 시혈순환의 장애를 일으킨 경우)에는 사향소합원이나 소합향원 등을 함께 쓴다.

한약 처방과 함께 약침·사혈 요법을 병행해 치료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안면신경마비의 응급처치로 귀 뒤쪽 통증 부위에 침과 약침, 뜸을 병행해 염증을 제거해준다.

초기에는 주로 침 치료를 위주로 하며, 자침하는 경혈은 마비된 쪽의 눈 주위의 경혈과 입 주위 관자놀이 혹은 귀의 앞쪽에 있는 경혈에 침을 놓는다. 안면의 경혈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뜸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수 있으나 눈이나 얼굴의 화상 등의 위험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침을 놓은 부위에 전침치료(혈자리에 침을 찌르고 전침기(電鍼機)를 사용해 전기를 통하게 한 후 전류자극과 침자자극을 함께함)를 하거나 저주파 치료기를 붙여 함께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가 지나면 신경마비로 인해 근육이 움직여지지 않은 상태로 수일·수주가 지나면 점점 근육이 짧아지고 위축되기 때문이다.

치료 기간은 6~8주 정도지만 개인에 따라 혹은 병의 심한 정도에 따라 수일 내에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후유증이 남아 결국 수개월·수년이 지나도 회복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만일 실제 환자인 경우라면 가까운 한의사 혹은 의료인 전문가와 적절히 상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한방내과 한창호 교수>

기자 이미지

임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