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적용 ‘한국형 신형 原電모델’ 유럽 수출길 열려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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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0 07:14  |  수정 2017-10-10 07:14  |  발행일 2017-10-10 제2면
유럽사업자요건 인증심사 통과
남아공·이집트 등 진출도 가능
한수원 “국산 브랜드 가치 높여”

한국형 신형 원전 모델인 ‘APR 1400’을 유럽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확보됐다.

한국수력원자력<주>(이하 한수원)은 APR 1400의 유럽 수출형 원전 ‘EU-APR’의 표준설계가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본심사를 통과했다고 9일 밝혔다.

APR 1400은 우리나라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원전 모델로,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 모델과 같다. EU-APR 표준설계는 APR 1400을 유럽 안전기준에 맞춘 것이다. 국내에서는 신고리 3·4호기와 신한울 1·2호기 등에 적용됐다.

한수원은 “이번 심사 통과로 유럽뿐만 아니라 EUR 요건을 요구하는 남아공·이집트 등에도 원전 수출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EUR 인증은 유럽 12개국, 14개 원전사업자로 구성된 유럽사업자협회가 유럽에 건설될 신형 원전에 대해 안전성·경제성 등을 심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수원과 한전은 최근 기존 원전을 대체할 신규 원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영국·사우디아라비아·체코 등을 대상으로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원전 건설사업을 추진 중인 ‘호라이즌 뉴클리어 파워’로부터 지분 인수 제안을 받고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호라이즌은 2012년 일본 히타치(日立)가 인수한 회사로, 영국에 5.4GW 규모(4기)의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수원은 원전 도입 또는 사업 협력 의사가 있는 유럽사업자가 이번 EUR 심사에 참여해 향후 수주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수원·한전기술·한전원자력연료·두산중공업 등은 2011년 12월 EUR 인증심사를 신청, 2년에 걸쳐 예비 평가를 받았고, 2015년 11월 본심사가 시작됐다. 이후 EUR 본심사 가운데 최단 기간인 24개월 만에 최종 인증을 받았다. 한수원은 우리 원전의 우수성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EU-APR와 APR 1400의 가장 큰 차이는 중대 사고에 대한 대응 방식이다. 노심이 녹는 중대 사고가 발생할 때 APR 1400은 원자로 용기 외벽에서 냉각수를 이용해 냉각하는 사고 완화설비를 갖췄다. 반면 EU-APR는 노심 용융물질을 원자로 건물 내에서 냉각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이번 인증으로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고 국산 원전 브랜드의 가치를 높였다”며 “앞으로 유럽 사업자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유럽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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