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재 산책 -묘두회] 출산앞 하혈 심해 혼절한 산모에 먹이자 의식 돌아와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10-17 07:55  |  수정 2017-10-17 07:55  |  발행일 2017-10-17 제21면
[박종현 원장의 약재 산책 -묘두회] 출산앞 하혈 심해 혼절한 산모에 먹이자 의식 돌아와

묘두회는 마타리과의 다년생 초본인 이엽패장(異葉敗醬)의 뿌리다. 패장은 마타리과 식물의 뿌리에서 장 썩는 냄새가 난다 하여 나온 명칭이다. 건조한 황무지나 산비탈에 자란다. 묘두회의 약성은 서늘하며, 맛은 쓰면서 떫고 약간 시다.

옛날 어느 고을에 ‘다경’이라는 여염집 규수가 살았다. 몸은 약했지만 단아한 자태의 다경은 양가 맏며느리가 되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임신한 다경은 자궁이 약해서 몇 번의 고비를 겨우 넘겼다.

출산을 앞두고도 많은 대비를 했지만 하혈이 심해 결국 혼절했다. 아기 생명만 겨우 건지고 산모가 깨어나지 않자 모두들 다경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서둘러 다경의 장례를 치르고 상여꾼들이 상여를 메고 장지로 향했다. 장례행렬이 비탈길에 올라서는데 기울어진 상여 아래로 피가 흘러내렸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녹백’이라는 의원이 이 모습을 보았다. 죽은 사람의 피가 아닌 것을 확인한 녹백은 장례행렬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 관을 열어 다경을 진맥하더니 길옆에 난 풀을 뽑아 뿌리를 달여 먹게 했다. 뿌리에 이상한 냄새가 났지만 가족들은 속는 셈 치고 녹백이 시키는 대로 했다. 약물을 입에 부어 넣은 지 얼마 안 되어 다경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놀랐지만 급히 다경을 관에서 꺼내 집으로 데려왔다. 녹백이 준 약을 며칠간 계속 먹였더니 완쾌되었다. 그제야 가족들은 경황이 없어 녹백에게 인사조차 못한 것을 후회했다. 약초 이름도 제대로 물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 풀을 ‘묘지 앞에서 되돌아온다’는 의미로 묘두회(墓頭回)라 부르기로 했다.

묘두회는 소염·배농·해독 작용이 있어 장염·맹장염·폐농양에 유효하다. 자궁내막증·어혈복통 및 산후 제반 증상을 치료한다. (제생한의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