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균 원장의 건강 챙기기] 과민성대장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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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7 08:03  |  수정 2017-10-17 08:04  |  발행일 2017-10-17 제21면
“배변이상·빈뇨·생리통 동반땐 腸의 문제만이 아닐 수도”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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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대장증후군은 전체 인구의 30% 정도가 한번 즈음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이 병은 복통, 복부팽만,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일시적 혹은 만성적으로 나타난다.

주로 과식 후, 급히 식사한 후, 여행지 등에서 나타난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려면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더 늘고 있다. 또 순조롭지 못한 인간관계, 과욕과 야심, 질투와 경쟁심, 경제적 상실감에서 오는 좌절, 유전적 체질, 허약, 부실한 식사, 잘못된 배변습관, 과로, 긴장, 신경질적인 성격, 과잉보호(소아)에서도 잘 나타난다. 문제는 약으로는 그 효과가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이 스트레스인 것까지는 맞지만, 스트레스는 온몸이 받는데 치료는 장만 하기 때문에 효과가 기대보다 높지 않다.


대소장·방광·전립선·자궁 연속선상
하복부 대장에서 증상 심하게 나타나
비뇨기·부인과 질환도 함께 치료해야

지속적 스트레스 인한 간기능 저하
설사·변비 교차 ‘간기범비’ 증상도



하지만 한의학은 본래 세세히 분석하는 것보다 전체를 하나로 보는 방법을 쓰기 때문에 치료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실제 과민성대장증후군의 경우 배변(排便) 이상뿐만 아니라 비(非)소화기적인 증상인 부인과 질환(생리통, 생리불순, 대하(帶下)), 비뇨기 질환(빈뇨, 야뇨, 잔뇨감), 우울증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장, 자궁, 방광, 전립선 등은 분명히 서로 구별되는 조직이며 각각의 생리와 병리를 가지고 있지만 하복부에 모여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외형적으로 혹은 드러나지 않는 생리적 현상이 뚜렷이 다르기에 서로 다른 명칭으로 불린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런 생리적 현상들이 같은 목적을 위해 발생한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질환은 장(腸)의 문제가 아닌, 하복부에서 주로 발생하는 몸 전체의 질환으로 보는 것이 옳다. 이것은 바로 한의학의 독특한 장부개념 중 하나인 ‘삼초’라는 개념이다.

물론 한의학에서도 대장, 방광, 자궁 등에 대한 각 장부의 생리와 병리를 설명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독특한 인체관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체를 하나의 살아 있는 커다란 주머니로 인식하고 이를 상(上)-중(中)-하(下)로 나눠, 상초(上焦)-중초(中焦)-하초(下焦)라 표현하고 이를 합쳐 삼초(三焦)라고 부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의학에서는 하복부에 여러 가지 병리적인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을 때, 하초에 병이 들었거나 혹은 다른 이유로 하초에 증상이 발생했다고 판단하고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이다. 현대 용어로 풀면 정확하진 않지만 인체 장기부분을 ‘대·소장-방광-전립선-자궁-신장-허리’를 연속선상에 두고 병의 원인을 파악하려고 시도하는 치료관이라고 볼 수 있다.

당연히 각 기관의 개별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병은 구별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배변의 이상과 함께 비뇨기 증상, 부인과 증상 등이 종종 같이 발생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의 경우 하복부를 하나로 보고 치료해야 하는 것이다. 이 증상은 내 몸의 균형이 깨져서 그 증상이 하복부에 있는 대장에서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며, 같이 발생하기도 하는 부인과 질환, 비뇨기 질환 등도 같은 원인에 의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원칙으로 함께 치료해야 한다.

그런데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이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능력이 약화되면 간에 무리가 생긴다. 간 기능이 저하되어 간기울결(肝氣鬱結·간의 기운이 막혀 흐르지 못하는 상태) 증상을 보이게 된다.

이때부터 간은 살짝 붓게 되며 이는 위나 대장에 물리적인 자극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물리적인 자극과 더불어 간문맥 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스트레스 물질에 의해 내장 평활근이 자극받는 등의 작용을 거쳐 장의 경련 혹은 무기력 증상을 보이게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간기범비’(肝氣犯脾·간기가 비장의 기능에 장애를 준 것)에 해당하는 과민성 장증후군이 되는 것이다.

간기울결의 증상으로는 옆구리 아래쪽이 결리거나 아프며(특히 오른쪽), 명치 부근이 아프거나 답답하고, 한숨을 자주 쉬게 되고, 어깨가 결리기도 한다. 여자의 경우 유방이 붓거나 아프고 월경에 문제가 발생한다. 간기범비의 증상은 배가 붓는다, 배가 아프다, 배에서 소리가 난다, 설사와 변비가 교차한다.

다시 말하면 기체복통(氣滯腹痛·스트레스 상황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 칠정설(七情泄·스트레스, 감정과 연관된 설사) 등의 범주에 속한다. 정신적인 긴장이나 스트레스가 기운의 순환에 장애를 주며 이것이 비위의 기의 운행에 장애를 주면 배변 이상이 초래되는 것이다. 이때의 치료는 비위기능을 개선하고 연관된 자율신경을 적절히 조절해 주는 약물치료와 침구치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체질과 증후에 따라 가미사신탕(加味四神湯), 가미곽향정기산(加味藿香正氣散), 가미온담귀비탕(加味溫膽歸脾湯), 가미녹용이중탕(加味鹿茸理中湯) 등으로 치료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사와 수면도 매우 중요하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닭고기, 돼지고기, 자장면 등 지방이 많은 음식과 라면, 커피, 술, 담배와 같은 음식은 금하도록 한다. 또한 긍정적인 사고와 여가생활을 통한 정서적인 안정이 도움이 된다. <청산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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