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시야도 중요하지만…‘홈런공장’라팍 보수 필요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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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7   |  발행일 2017-10-17 제26면   |  수정 2017-10-17
경기당 홈런 2.86개 생산
인천 이어 국내서 둘째로 많아
작년 펜스높이조절 논의됐지만
관중 시야 가린단 이유로 무산
올해 팬 조사결과 68%가 찬성
20171017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가 개장 2년 차를 맞은 2017시즌에도 ‘홈런 공장’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영남일보가 올 시즌 구장별 홈런 수를 분석한 결과, 라팍에서는 66경기가 열려 홈런 189개가 나왔다. 경기당 2.86개의 홈런이 생산된 셈이다. 이는 구단별 제2홈구장을 제외한 9개 구장 중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이하 인천구장)에서 나온 홈런 비율(경기당 3.01, 72경기 중 217홈런)에 이어 둘째로 높은 수치다.

인천구장은 올 시즌 팀홈런 234개를 기록하며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팀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SK의 안방이다. 또 SK는 올 한 해 20홈런 이상 타자를 4명 배출했고,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를 9명이나 낼 정도로 괴력을 뽐냈다. 인천구장에서 나온 홈런 중 59% 이상(129개)은 SK 선수들이 뽑았다.

하지만 라팍의 사정은 달랐다. 라팍에서 나온 홈런 중 약 61%(116개)는 삼성 투수들이 얻어맞은 것이며 삼성 타자들이 뽑은 홈런은 약 38%(73개)에 불과했다. ‘홈런 공장’ 라팍에서 ‘불량품’ 생산이 더 많았던 셈이다.

국내 최초의 팔각형 구조로 지어진 라팍은 홈에서 좌중간과 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가 다른 구장들에 비해 짧게는 4m에서 길게는 10m 이상 짧다. 이 같은 구조로 인해 올해도 홈런이 많았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라팍은 개장 첫해인 지난해에도 홈런이 많이 나와 삼성이 ‘펜스높이 조절방안’을 논의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관중의 시야를 방해한다는 이유’가 담긴 야구팬들을 위한 배려였다.

그러나 라팍이 2년 연속으로 ‘홈런 공장’으로 전락하자 삼성팬들이 먼저 나서서 펜스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펜스조절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팬들로 구성된 한 온라인 커뮤니티 자체 조사결과, 15일까지 전체 투표자 106명 중 68.9%가 ‘펜스 조절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삼성도 내년 시즌을 대비해 펜스 조절을 심각히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삼성에서 올 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3명이었고,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5명이었다. 올해 이승엽이 은퇴해 내년에 삼성에서 라팍의 이점을 활용할 만한 타자가 더 줄었다. 삼성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남에 따라 내부적으로 펜스조절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다방면으로 분석해 선수단뿐만 아니라 관중석에도 무리가 없는 방향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 2017 KBO리그 국내 9개 홈 구장별 홈런수
구장 구단 경기수 홈런수 경기당 홈런비율
인천SK행복드림구장 SK 72 217 3.01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삼성 66 189 2.86
부산 사직야구장 롯데 66 170 2.57
창원 마산야구장 NC 72 167 2.31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화 66 145 2.19
수원 kt위즈파크 kt 72 151 2.09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KIA 72 150 2.08
서울 고척스카이돔 넥센 72 120 1.66
서울 잠실야구장 두산, LG 144 203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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