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공사비 부풀리기 10년간 5500억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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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8 07:14  |  수정 2017-10-18 07:14  |  발행일 2017-10-18 제1면
46개 공사 287차례나 계약변경…100억 이상 증액 16건 달해
“시설 유실돼 재설치” 거짓보고 의혹까지…도덕성 또 도마위

대구에 본사를 둔 한국가스공사가 공사 과정에서 계약변경을 통해 최초 공사금액보다 수백억원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사업의 경우 거짓 보고를 통해 공사비를 늘린 의혹이 제기돼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유섭 의원(자유한국당)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최근 10년간 입찰 예정가보다 15% 이상 낮은 가격에 낙찰된 46개 공사를 최초 계약체결 이후 총 287차례에 걸쳐 변경했다. 이를 통해 최초 계약금액(2조5천468억원)의 21%에 달하는 5천503억원을 늘렸다. 특히 15건의 공사금액은 이처럼 잦은 계약 변경으로 최초 입찰예정가보다 높게 책정돼, 예산절감과 시장경쟁원리를 위해 도입된 최저가 낙찰제를 무색하게 했다. 2009년 울진~속초 주배관 제3공구 건설공사의 경우, 변경된 금액(1천259억원)이 최초 낙찰가(860억원)의 1.46배에 달했다.

가스공사는 또 최저가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잦은 설계변경을 통해 수백억원을 증액하기도 했다. 5회 이상 설계변경을 통해 100억원 이상의 계약금액을 늘린 사례도 16건에 달했다.

2010년 2월 현대건설<주>과 1천274억원에 계약한 삼척생산기지 호안축조 및 부지조성공사는 2014년 7월까지 4차례 계약을 변경하면서 481억원을 늘렸다. 계약 한 차례당 120억원을 늘린 셈이다.

가스공사는 특히 2011년 1월 이 공사를 하면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확산 방지를 위해 21억원을 들여 오탁방지막을 설치했으나, ‘풍랑으로 오탁방지막이 해상에 유실됐다’는 거짓보고를 하고 추가로 16억원을 들여 재설치하는 행태도 보였다고 정 의원은 주장했다.

정 의원은 “당시 동해지방해양수산청 확인 결과 오탁방지막 유실 관련 신고가 접수된 사실이 없었다. 결국, 당초 오탁방지막 설치에 투입된 21억원이 사라진 상황”이라며 “수백, 수천억원의 대규모 공사를 하면서 내부 검증조차 부실하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 측은 “규정상 일부 공사의 경우 3년 내 기본·실시설계와 인허가, 실측공사까지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촉박한 시간 내에서 이뤄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탁방지막은 실제 유실된 것이어서 거짓보고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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