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앞산을 대구의 얼굴로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10-18   |  발행일 2017-10-18 제29면   |  수정 2017-10-18
[기고] 앞산을 대구의 얼굴로
권기찬 대구한의대 산림조경학 교수

대구시 주변에서 대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앞산만한 곳이 없다. 바둑판 모양의 대구시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오래전부터 레스토랑, 커피숍, 트레킹 장소 등으로 대구시민들에게 친숙한 곳이며 트레킹 인파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또한 자락길을 정비해놓아 대구를 바라보면서 숲길트레킹도 가능한 곳이다. 그렇지만 대구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 이 자락길로 데려가서 대구의 자랑거리로 삼기는 좀 어색하지 않을까 싶다.

허드슨 강변공원에서 바라보는 뉴욕의 모습, 몽마르트 언덕에서 바라보는 파리의 전경은 아름답다. 하지만 앞산에서 바라보는 대구의 조망도 이에 뒤처지지 않는다. 도시의 축이 엄격하고, 바둑판 모양으로 잘 짜여진 틀과 곳곳의 녹지,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배경이 되는 팔공산, 훌륭한 랜드마크인 대구타워 등등 뭐 하나 빠질 게 없는 경관이다. 이러한 대구의 천혜의 장은 대구만이 가진 자랑거리로 그대로 두기는 너무 아깝다. 대구시민들이 즐기고 자랑할 수 있는 곳으로 조성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앞산의 구조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150~200m를 경계로 해 아래쪽은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경계부를 지나면서 급한 경사로 바뀌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150m 아래쪽으로 충혼탑, 남부시립도서관, 문화의 전당, 승마장, 시립청소년수련원 등이 점점으로 들어서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앞산순환도로의 건너편으로 각종 식당, 레스토랑, 커피숍 등이 즐비하지만 그다지 북적대지 않는 듯하다. 정말 앞산에는 많은 것이 갖춰져 있는 것 같다. 이런 각종 자원들을 잘 꿰기만 한다면 몽마르트를 능가하는 곳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먼저 낙동강승전기념관 인근을 시작으로 청소년수련원 부근까지 횡으로 약 5㎞를 대상으로 해 세단의 계단형으로 단면을 구성하고, 제일 하단부는 남부시립도서관 등 정비돼 있는 시설물들과 연계해 전체를 굵은 띠 모양으로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종합공원화를 추진한다. 그리고 그 윗단에는 1차로의 관광형 조망트램을 설치한다. 특히 무가선 트램은 전력 공급을 위해 별도의 전기선을 설치할 필요 없이 대량 전지를 충전해 동력으로 움직이므로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고 건설비용도 적게 들어서 앞산지역의 관광형 교통수단으로 적절한 것으로 생각된다. 역은 5개 정도로 하고 20분 에 1회 왕복하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제일 윗단은 횡으로 트레킹로드를 정비하고 곳곳에 조망 알코브(Alcove)를 설치해 대구시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한다. 역 지점과 연계해 종으로 등산로를 정비해 앞산으로의 등산로를 지정한다. 그렇게 한다면 사람이 다니는 길과 숲과 자연이 생활하는 공간을 나눠 정비될 수 있을 것 같다. 앞산에는 거미줄처럼 너무 많은 산길이 만들어져 있다. 건강한 숲을 즐기기 위해서는 숲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너무 많은 답압으로 숲이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인 것 같다.

이렇게 조성한다면 앞산의 생태환경도 보전하면서 공원과 등산로를 통한 시민들의 즐거움도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앞산지역의 도시재생과 활성화도 이끌어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대구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관광자원이 만들어져 대구시의 자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 번쯤 신중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권기찬 대구한의대 산림조경학 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