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일자리 미스매치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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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8   |  발행일 2017-10-18 제31면   |  수정 2017-10-18

대한민국 청년들의 일자리가 절체절명의 과제가 된 지는 오래다. 특히 고학력자 실업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54만6천명으로, 사상 첫 전체 실업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전체 실업자 수는 108만2천명으로, 대학 졸업장을 가진 고학력 실업자 비중은 50.5%에 달한다.

이 같은 취업대란 시대를 맞아 각종 취업박람회가 여기저기서 열리지만 실속 없는 행사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열리는 취업박람회가 한 해에 무려 500개 안팎에 이른다고 한다.

청년들이 취업을 못해 혼인과 출산을 포기하는 판에 기업과 구직자들을 맞대면시킴으로써 구인·구직의 연결고리를 잇는 취업박람회는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무분별한 취업박람회가 취업은커녕 오히려 혼란만 부추긴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 일쑤다. 채용 계획이 없는데도 구색을 맞추려는 주최 측의 요구에 마지못해 참여하는 기업들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모두 전시행정에서 초래된 웃지 못할 현상이다.

이런 가운데 ‘일하는 청년’으로 이름 지어진 경기도의 일자리 정책이 새삼 눈길을 끈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애태우는데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는 고질적인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자는 취지로, 정부나 다른 지자체들의 정책과는 다른 방향에서 접근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중소기업체 청년근로자들에게 도가 직접 임금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종업원 100명, 임금 250만원 이하인 중소 제조업체 근로자들이 우선 수혜대상이다.

청년 연금과 청년 마이스터 통장, 일하는 청년 복지 포인트 등 3가지로 나뉜다. 청년 연금은 10년 장기근속 시 개인과 도의 1대 1 매칭 납입을 통해 퇴직연금을 포함해 최대 1억원의 자산 형성을 돕는다. 청년 마이스터 통장은 제조업체 청년근로자에게 2년간 월 30만원씩 총 720만원의 임금을 직접 지원한다. 청년 복지 포인트는 연 최대 120만원의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런 실질적인 임금인상 효과를 통해 인력난과 취업난을 동시에 해소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예산 확보란 걸림돌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일각의 비난 여론이 있지만, 끊임없이 스펙을 쌓아도 취업하기 힘든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마준영 경북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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