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강제추행 경위·방법 '함구'…검찰, 원점에서 수사

  • 입력 2017-10-18 19:07  |  수정 2017-10-18 19:07  |  발행일 2017-10-18 제1면
檢 "이영학 진술 계속 달라져"…진술 뒷받침할 정황 찾는 데 주력
아내 사망 '자살'로 규정 안 하고 원인 조사…"일반적 자살과 달라"

여중생 살해·시신 유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이영학(35·구속)이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를 추행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범행 경위나 방법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검찰은 피해 여중생에게 수면제를 먹이고서 추행한 동기가 나와야 살해 동기와 방법 등 범행 전반을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사건을 원점에서 재조사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북부지검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경찰에서 송치될 당시와 비교해 (진술에) 변화가 있다. 시점에 따라 자꾸 달라진다"며 "(이영학을) 직접 조사하는데 그 과정에서 당시 상황이 조금씩 달라진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영학과 그의 딸(14)의 진술을 토대로 그가 지난달 30일 딸의 초등학교동창 A(14)양을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했으며 다음 날 낮 12시30분께 깨어난 A양이 저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봤다.

 그러나 이영학은 검찰 조사에서 A양을 성추행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방법 등에 대해서는 "말 못 한다" 등으로 진술을 거부하거나 범행 시점등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을 수시로 바꾸고 있다는 게 검찰의 전언이다.

 이영학은 자신이 지난 5일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상태로 검거됐던 점을 들어 처음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명확히 진술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영학이 횡설수설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자기 입장을 진술한다"며 "다만 기억하는 사실을 일부 말하지 않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죽었으니 사체 유기는 명백한 동기가 있는데 왜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정도로 판단할 수 없다"며 "추행을 인정했더라도 '어떻게 했느냐'에 대해 말을 안 하면 법률적으로 인정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로 베이스(원점)에서 수사하고 있다. 이영학의 왔다갔다하는 진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진술을 뒷받침할 정황, 그런 부분들을 많이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검사 1명이 사건을 전담하는 일반 사건과 달리 검찰은 북부지검 형사2부 김효붕 부장검사와 같은 부 소속 검사 2명으로 수사팀을 꾸렸다. 검찰은 이달22일 만료되는 이영학의 구속 기간을 1차례 연장할 계획이다.

 수사팀 구성과 별도로 검찰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아내 최모(32)씨의 투신사망 사건과 성매매 알선 등 추가 의혹이 조사되면 이영학의 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아내 최씨가 지난달 6일 0시50분께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자살'로 확정하지 않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전했다. 부검 결과 최씨 머리 부위에서 투신과 무관한 상처, 즉 폭행 흔적이 나온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아내가) 떨어져 사망했는데 (이영학) 본인은 별로 당황하지 않고, '유서'라고 있는데 내용이 상식과 다르고, 일반적인 자살 변사는 이렇지 않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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