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의 등에 탈 것인가 먹힐 것인가] 중국 IT 산업 현황과 전망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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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9   |  발행일 2017-10-19 제3면   |  수정 2017-10-19
스마트 유통·물류 결합한‘新소매 혁명’…“韓, 中 벤치마킹 할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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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집권 2기의 시작을 알리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가 18일 개막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이 당대회에서 성과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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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여전히 중국하면 ‘짝퉁’을 떠올리지만, 현재 중국 산업의 중심은 정보통신기술(IT)로 넘어 가고 있는 중이다. 2000년대만 해도 IT 강국인 한국을 부러워했던 중국의 IT 기업들이 이젠 신흥 강자로 부상하며 세계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여기엔 14억명이란 거대한 내수시장과 규제가 없는 자유로운 환경, 그리고 정부 지원이 주효했다. 특히 IT산업은 그 특성상 현재에 안주하기보다는 미래 시장이나 가치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덕분인지 중국의 IT 공룡들은 이제 혁신을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알리바바·텐센트 아시아 1위 경쟁
IT산업 GDP 성장 공헌도 58%
日넘어 사실상 美와 ‘2强’ 구도
거대한 내수시장·정부지원으로
IT 혁신 주도‘퍼스트 무버’ 역할

中 모바일 결제시장 미국의 80배
IoT 규모 2020년엔 5배 커질 듯
무인편의점 등 신소매 유통 등장


◆중국 IT 공룡들

관칭유 중국 민생증권 부총재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7 중국포럼’에 참석해 “중국은 2025년까지 글로벌 제조강국 도약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모바일 혁명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중국은 특히 모바일인터넷의 발전으로 후발주자의 약점에도 불구, 코너링을 돌면서 선진국을 추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의 IT산업은 2013년 일본을 뛰어넘어 사실상 미국과 2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국무원 공업정보화부 산하 전신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중국 IT산업의 전체 매출은 16조2천억위안(한화 약 277조원)으로 전체 GDP(국내총생산)에서 26.1%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 IT산업의 GDP 성장 공헌도는 무려 58.4%에 달했다. 이 추세대로 계속 가면 곧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지난달 시가총액 400조원을 돌파하며 아시아 시총 1위로 우뚝 섰다. 알리바바는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를 통한 전자상거래 외에도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서비스와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또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견인하면서 중국 유통시장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 잡았다.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IT업계의 쌍두마차인 텐센트 역시 파죽지세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올 들어 50% 넘게 급등했다. 시가총액도 300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알리바바와 아시아 1위 경쟁을 하고 있다. 여기엔 약 9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메신저 ‘위챗’이 큰 역할을 했다. 위챗을 통해 이커머스 실적을 다양하게 내고 있고 각종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점도 긍정적으로 꼽힌다.

이 같은 IT 공룡들의 질주로 중국 부(富)의 무게중심도 기존의 부동산에서 IT로 이동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중국 매체 신차이푸가 발표한 중국 500대 부호 리스트를 보면 상위 10위권 중 마윈(알리바바), 마화텅(텐센트), 딩레이(왕이) 등 5명이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로 성공한 기업인들이었다.

◆모바일 결제시장 미국의 80배

이들 IT 공룡들은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장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 등에 따르면 작년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은 9조달러(약 1경173조원)로 미국 시장 규모 1천120억달러(약 126조6천억원)의 약 80배에 달했다.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은 IT 대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각각 결제 애플리케이션(앱) 알리페이(支付寶)와 텐페이(財付通)를 통해 시장을 확장한 데 따른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중국과 글로벌 IT 기업들의 결제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QR코드를 이용한 중국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 이미 지불 및 송금 수단이 현금에서 스마트폰 등을 통한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성장도 눈에 띈다. 중국 칭거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325억달러(한화 약 36조8천억원)였던 중국 IoT시장 규모가 2020년 1천615억달러(약 182조9천억원)로 5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여기엔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함께 시장 개방 전략이 주효했다.

◆유통혁명에 나선 중국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중국 항저우 윈치에서 열린 IT 개발자 4만명이 모인 윈치 대회에 참석해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는 전자상거래가 사라지고 대신 온·오프라인과 물류가 결합한 ‘신소매’, 즉 진정한 새로운 소매유통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매란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소매에 스마트 유통·물류를 융합시킨 새로운 소매 개념이다.

이어 마 회장은 올해 2월 중국 오프라인 유통기업인 바이리엔 그룹과 합작 발표를 하며 “바이리엔 그룹과의 합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합작이며 기술과 실물 기업, 전통과 혁신, 과거와 미래의 융합”이라며 “미래에는 이미 단순한 이커머스와 단순한 오프라인 시장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 최근 1년 사이에 ‘신소매’ 개념을 활용한 다양한 오프라인 소매 서비스와 관련 창업 아이템 등이 쏟아지면서 기존 유통 질서가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무인편의점, 첨단 주문 물류시스템으로 배송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허마셴성’, 입점부터 계산까지 전자동으로 진행되는 ‘타오카페’ 등이다.

지난 7월 항저우에서 문을 연 타오카페의 경우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의 연구팀이 선보인 완전 자동결제 무인상점이다. 소비자가 물건을 선택한 후 매장을 나가면 자동 결제가 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 궁극의 무인편의점’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세계 최대인 중국의 13억6천만여 명의 휴대폰 가입자가 만드는 새로운 소비·유통·결제·금융의 변화는 상상초월”이라며 “이젠 한국이 중국을 벤치마킹할 시대가 와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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