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시간24분 마라톤 연설…“중국夢 실현” 열변

  • 입력 2017-10-19 07:44  |  수정 2017-10-19 07:44  |  발행일 2017-10-19 제16면
■ 中 19차 黨대회 개막
‘中특색사회주의’69회 언급
연설 도중 72차례 박수받아
18차 대회 때보다 2배 길어
집권 2기‘1人 권력’자신감
복잡한 상황 반영 해석하기도

18일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의 압권은 단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열변이었다.

장쩌민, 후진타오 전 국가 주석과 함께 등장한 시 주석은 이날 오전 9시 당대회 개회 음악이 울리자 2천여명의 당대표들이 모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무려 3시24분 동안 68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막힘없이 읽어나갔다. 이번 연설은 지난 5년간 성과를 홍보함과 동시에 집권 2기의 정책 구상에 대한 설명이었다.

‘치국이정(治國理政)’사상이 포함된 새로운 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과 기본 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가장 강조된 용어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로 모두 69차례나 언급됐다. 이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32차례,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실현’이 17차례, 반부패 투쟁 20차례,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 7차례 순이었다.

3시간이 넘는 연설에 사용된 단어는 3만여 개로 추정되며,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72차례 박수가 나왔다. 가장 처음 박수가 터진 대목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는 뜻의 사자성어인 ‘불망초심, 방득시종’(不忘初心, 方得時終)였다.

시 주석은 이 대목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초심을 잃지 말고 나아 가야 한다고 어조를 높여 강조했다. 두 번째 박수는 시 주석이 강조해 온 종엄치당과 반부패 의지를 천명하는 부분에서 나왔다. 시 주석은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 등 특권을 결연히 반대하고, 반부패를 전면적으로 견지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박수는 연설의 맨 마지막 문장인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실현하고 인민이 원하는 아름다운 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분투해 나가야 한다"는 시 주석의 결연한 의지를 밝힌 부분에서 나왔다.

시 주석이 목에 힘을 줘 연설을 끝맺자 청중석에서는 72차례의 박수 중 가장 큰소리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지나치게 길어진 업무 보고 때문에 100세의 고령인 쑹핑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도중에 회의장을 나가기도 했다. 오전 9시7분 시작된 시 주석의 연설은 낮 12시31분에야 끝났다. 지난 18차 당 대회 때 시 주석의 업무 보고가 1시간 40여분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폭 늘어난 것이다. 국가 주석 등의 주요 행사 연설이 일반적으로 1시간 30여분 수준이라는 점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긴 업무 보고였다는 평가가 많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의 업무 보고는 그만큼 강화된 ‘1인 권력’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중국의 복잡한 상황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의 기나긴 연설이 끝나자 후진타오 전 주석이 웃으면서 시계를 가리키며 마치 ‘너무 오래했다’는 식으로 시 주석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 소식통은 “국가 주석이 3시간 넘게 업무 보고를 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 볼 수 있다"면서 “이는 그만큼 중국의 상황이 복잡하다는 것과 더불어 본인의 욕심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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