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도 스마트’…신재생에너지 자체 생산·공급, 지능형 보안시스템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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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9 07:40  |  수정 2017-10-19 07:40  |  발행일 2017-10-19 제20면
■ 국내기업 잇따라 스마트빌딩 구축 돌입
‘건물도 스마트’…신재생에너지 자체 생산·공급, 지능형 보안시스템
‘건물도 스마트’…신재생에너지 자체 생산·공급, 지능형 보안시스템
삼성전자는 폴란드의 대표적 빌딩인 ‘스파이어빌딩’에서 스마트 빌딩 통합 관리 솔루션인 ‘b. IoT’를 운영하며 센서를 통해 온도를 감지하고 에너지소비를 줄이고 있다(위). 서울 여의도 IFC 몰은 2016년 6월부터 빙축열 시스템을 이용한 인공지능 냉방시스템을 운영해 냉방에너지를 절반 이상 줄였다.
<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지난해 4월 국가 주요시설인 정부서울청사의 출입자 통제시스템이 공무원 시험 응시생 한 명에게 뚫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 응시생은 청사 안팎을 확인하고 인터넷 검색 정도로 청사 보안의 허점을 찾아냈다. 그러면서 한 달 사이 5차례나 청사를 드나든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만약 일찍 스마트빌딩이 도입됐더라면 어땠을까. 스마트 빌딩은 인텔리전트 빌딩(Intelligent Building)으로도 불리며 건물에 ICT 기술이 융합된 첨단 건물을 뜻한다. 스마트빌딩은 빌딩의 주요 설비에 IoT 센서를 적용해 빌딩 내 설비 운영 정보와 에너지 사용량, 운영인력 위치 등 건물 내 모든 정보가 수집돼 통합관제센터로 보내고 여기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빌딩 인프라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한다.

삼성 폴란드빌딩에 ‘b.IoT’운영
입주사 직원 출근전 냉난방 가동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몰
인공지능 냉방…에너지 50% 절감

방문객·주차차량 위치파악도 가능

최근 대구처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도시에선 스마트시티를 근간으로 한 스마트빌딩 도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건물 이용자들에게 효율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높은 보안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 스마트빌딩 시장은 2016년 57억3천만달러에서 2021년 247억3천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IT분야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는 상업용 빌딩의 IoT 도입은 2018년 10억달러대를 넘어설 것으로 발표하고 스마트홈 시장에 이어 둘째로 많은 IoT 기기가 도입·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의 경우는 2010년대 초반부터 포스코ICT·LG CNS·한화S&C 등 IT 업체, 캐리어에어컨 같은 공조업체를 비롯해 현대건설 등 건설사, SK텔레콤·KT 같은 통신사가 스마트빌딩 구축에 들어갔다.

◆에너지 관리능력과 보안성 갖춰

스마트빌딩에서는 기본적으로 빌딩 자동화 기술이 반영된다. 빌딩 자동화는 빌딩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에너지 소비 및 제반 비용을 최소화하며 편리함과 안전함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조명, 엘리베이터의 효율적 운행, 지능형 CCTV 운영뿐만 아니라 화상·데이터 활용 등을 위한 초고속 정보통신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건물 내에 구성된 모든 시스템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스마트빌딩에선 특히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관리할 수 있는 빌딩과 지능형 보안 기능을 갖춘 빌딩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로에너지빌딩은 에너지 자립 건축물을 말한다. 고성능 단열재를 사용해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난방 에너지를 절약하는 패시브 공법으로 건설될 뿐만 아니라 태양광·태양열·지열 등의 기계 장치를 빌딩에 활용해 신재생 에너지를 자체 생산·공급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5년까지 제로에너지빌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예정이다.

정부청사 공시생 침입사건, 인천공항 밀입국 사건 등이 발생한 후 빌딩 보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빌딩 보안 시스템은 별도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설치, 감시, 서비스, 유지보수 등이 개별적으로 이뤄졌다. 스마트빌딩에서는 이런 서비스들이 통합되고 지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보안업체들은 방문객의 얼굴을 인식하고 이들의 동선을 추적하는 지능형 CCTV 솔루션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지능형 CCTV는 얼굴인식 기반 추적 기능으로 침입은 물론 방문객이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것을 알아낼 뿐 아니라 화재 발생으로 인한 연기를 감지하는 등의 기능도 포함한다. 하지만 해당 기능의 정확도를 증가시키는 문제가 관건으로 남아있다.

◆국내외 스마트빌딩

스마트빌딩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으로 국내외에서 스마트빌딩을 운영하고 있다.

폴란드를 대표하는 마천루 중 하나인 ‘스파이어빌딩’은 건물 전면이 유리판으로 되어 있다. 글래스타워(Glass tower)인 해당 건물은 견고하고 아름다워 ‘현대건축의 백미’로 꼽힌다. 하지만 에너지 운용 측면에서 설계자·시공자에겐 부담이다. 여름엔 온실효과로 더워진 실내를 충분히 냉각시켜야 하고, 겨울엔 외부 냉기를 효율적으로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운영 방식대로라면 글래스타워 관리자는 건물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실내 곳곳을 일일이 점검하며 에어컨이 쓸데없이 켜있진 않은지, 구석구석 온도는 적정한지 살펴 에너지 낭비를 줄여야 한다. 불필요한 조명을 끄는 것도 필수다.

삼성전자 폴란드연구소는 건축주인 벨기에 부동산 개발사 겔람코(Ghelamco)와 협력해 스마트빌딩 통합 관리 솔루션, 일명 ‘b.IoT’를 파일럿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냉난방은 자동으로 제어된다. 실내는 물론이고 옥상에도 센서가 달려 있어 실내·외 온도를 감지, 그에 따라 냉난방 장치가 가동된다. 또 입주사 직원이 출근하기 전 건물의 예열·예냉에 필요한 시간을 자동으로 계산, 냉난방 장치를 운전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국내에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국제금융센터(IFC)몰과 송도 트리플 스트리트 쇼핑몰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부터 빙축열 시스템을 이용하는 인공지능 냉방 시스템 솔루션을 운영한 결과 냉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50% 이상 절감했다. 빙축열 시스템은 전기 수요가 적은 밤에 에너지를 얼음의 형태로 저장하고, 낮에 그 얼음을 사용해 냉방을 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 냉방 시스템은 IFC 몰의 내·외부 상황, 전날의 기후 상태, 빌딩의 냉방 상태, 사용자 수 등 냉방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후 이에 맞게 냉방을 제공한다.

또 인천의 송도 트리플 스트리트 쇼핑몰은 KT의 IoT 기술 기반 스마트빌딩 시스템을 활용했다. 해당 시스템은 건물통합관제, 스마트 주차관리시스템, 긴급비상벨 솔루션 등으로 구성됐다. 스마트 주차관리시스템은 실시간 카메라 영상 인식 기술 기반으로 카메라가 차량의 주차장 진입 순간부터 차량의 번호를 인식해 차량의 주차 위치를 파악한다. 해당 건물 관리자는 관제실에서 통합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건물 시설관리는 물론 전력제어 조명 제어, 원격검침, 주차 관리까지 모두 한 곳에서 처리가 가능하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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