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통합론’ 들고나온 유승민, 국민의당과 합당 가능성 언급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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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0   |  발행일 2017-10-20 제5면   |  수정 2017-10-20
김동철-주호영도 전격회동 의견 주고받아

여의도 중원(中原)이 혼돈스럽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양 끝에서 각각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향해 추파를 던지는 상황에서 최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중도통합’ 가능성을 띄우고 있어 중원의 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전격 회동해 양당 통합 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앞서 주 권한대행은 국민의당 안철수 원내대표와도 만나 같은 의제를 놓고 밀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 내 ‘자강파’인 유승민 의원도 19일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 가능성을 언급하며 본인의 의중을 밝혀, 그간 독자노선을 강조해온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중원에 위치한 두 당을 중심으로 ‘합종연횡’ 조짐이 강해지는 것은 양당 모두 현 정치 판도를 깨야 할 요인을 안고 있는 세력들이 당내에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보수통합을 주장하는 일부 의원들이 전당대회(11월13일) 전 탈당을 벼르고 있어, 원내 교섭단체 의석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여기다 교섭단체 지위 상실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자강파를 중심으로 국민의당과 ‘공동 교섭단체’까지 검토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국민의당의 경우 ‘협치’를 내세우며 바짝 접근해오는 더불어민주당과 거리를 두기 위해 안철수 대표 체제 이후 ‘탈(脫)호남’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최근 바른정당과 통합할 경우 정당지지도에서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체 여론조사에 자극받아 안 대표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는 ‘중도’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변화 요인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제약은 적지 않다. 바른정당 주 권한대행은 19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김동철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찾아와 만나자고 해서 당 관리자로서 응대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주 권한대행은 그간 “지역 민심이 보수 통합을 원하고 있다”면서 보수통합 쪽에 기울어 있었다.

유 의원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지금 같은 안보 상황에서 과거 햇볕정책을 버리고 강한 안보를 지지하겠다고 하면, 또한 특정 지역에만 기대는 지역주의를 과감히 떨쳐내겠다고 하면, 그런 분들과 통합 논의를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통합 논의를 위해 2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 내 호남권 의원들은 고개를 저었다. 좌장 격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이 햇볕정책을 포기하고 호남 위주로 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고 유 의원이 말했는데, 이는 도저히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다. 정당이라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정체성”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광주가 지역구인 천정배 의원도 “바른정당은 당초 기대와 달리 과거 새누리당의 기득권적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 상태에서 합당하면 중도보수화되고 개혁에서 멀어지는 것”이라면서 양당 통합론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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