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한국 월드컵 축구 ‘농어촌전형’

  • 윤제호 뉴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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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0   |  발행일 2017-10-20 제26면   |  수정 2017-10-20
[미디어 핫 토픽] 한국 월드컵 축구 ‘농어촌전형’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대진.

지난 17일 오후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플레이오프 대진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네티즌의 관심을 모았다. 개최국 러시아를 제외하고 유럽에선 13개국이 본선 진출한다. 각조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9개국은 이미 본선 직행을 확정지었고, 나머지 4장의 티켓을 놓고 8개국이 내달 10~15일(한국시각)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월드컵 본선 16강 이상의 수준을 가진 나라들의 벼랑 끝 승부가 많다. 월드컵에서 4회 우승한 이탈리아는 북유럽 강호 스웨덴과 격돌하고, 크로아티아는 그리스와 맞대결한다. 또 덴마크와 아일랜드, 스위스와 북아일랜드의 경기도 축구팬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네티즌은 플레이오프를 분석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1994년에는 프랑스와 잉글랜드가 월드컵에 못 나왔다. 이탈리아도 절대 안심 못 한다” “스웨덴은 생각보다 잘한다”며 섣불리 승부를 예측하지 못했다. 스웨덴의 억세게 운 없는 조 추첨도 언급됐다. “지난 대회는 독일하고 예선 같은 조에 편성되면서 2위로 밀려 플레이오프로 나갔지만 호날두가 해트트릭한 포르투갈에 발목 잡혀 탈락했고, 2010년 월드컵 예선에선 덴마크, 포르투갈에 이어 3위로 끝났다”며 월드컵 예선의 연이은 불운을 설명한 글이 눈길을 끌었다. 스웨덴과는 정반대로 ‘운발’이 늘 따라주는 나라도 있다. “스위스는 진짜 뭐 있냐. 북아일랜드가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조 편성마다 ‘꿀대진’이다. 2006년부터 유럽 예선을 관심 있게 봤는데, 스위스는 항상 꿀조, 스웨덴은 항상 죽음의 조”라며 의아해하는 댓글도 있었다.

댓글은 유럽 플레이오프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국 월드컵 대표팀으로 불똥이 튀었다. “이탈리아-스웨덴전 패배팀에 우리나라 출전권을 주자” “유럽은 플레이오프도 이렇게 빡센데, 한국은 진짜 무임승차하는 수준”이라며 비난이 쏟아졌다. 다가오는 수능에 빗대어 “한국은 월드컵 농어촌전형이냐”라는 내용까지 등장했다.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요즘처럼 축구팬들의 가슴을 숯검댕이로 만든 적은 없었다.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치르고 나서야 가까스로 2위를 확정지었고, 이후 치러진 평가전 결과도 참혹했다. 러시아에 2-4, 모로코에는 1-3으로 완패했다. 수비는 뻥 뚫렸고, 공격도 예전처럼 날카롭지 못했다. 없던 스트레스도 대표팀 경기만 보면 생긴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추첨은 12월1일 모스크바에서 한다. 중국(57위)에도 FIFA랭킹이 밀리는 한국(62위)은 약체팀이 모이는 4번 포트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절망감마저 느끼는 축구팬들은 그래도 두 가지에 기대고 있다. 공은 둥그니깐. 시간은 남았으니깐.

윤제호 뉴미디어본부장 yoon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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