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내로남불 洪 사퇴하라” vs 홍준표 “노욕·노추 徐 떠나라”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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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3   |  발행일 2017-10-23 제3면   |  수정 2017-10-23
한국당 ‘출당 징계안’진흙탕 싸움
徐·崔 반발에 洪 “후안무치”비난
徐 ‘성완종 협조요청’ 폭로하자
洪 “수사과정에 통화 한일 없어”
일부 친박도 ‘탈당 권유’ 불만
내달초 최고위 TK위원 선택 주목
서청원 “내로남불 洪 사퇴하라” vs 홍준표 “노욕·노추 徐 떠나라”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과 나라를 위해 홍준표 대표 체제는 종식되어야 합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자유한국당 윤리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경산)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안을 의결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징계 당사자인 서·최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물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대구 수성구갑 당협위원장) 등도 반대하고 나섰다. 홍준표 대표도 이같은 반발에 일일이 맞대응하고 있다.

서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 대표를 겨냥해 “근신하고 자숙해야 할 사람이 당을 장악하기 위해 ‘내로남불’식 징계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품격있고 깨끗한 지도자가 나와서 그를 중심으로 당이 새로워질 수 있도록 (홍 대표는)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고 초강수를 뒀다. 오히려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홍 대표는 자신이 페이스북 글에서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 수는 없다”면서 서 의원을 ‘폐수’에 비유한 뒤 “노욕(老慾)에 노추로 비난받지 마시고 노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십시오”라고 일격을 가했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이 “고(故) 성완종 의원 관련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폭로한 데 대해 “수사 당시 전화해 ‘나에게 돈을 주었다는 윤모씨는 서 대표 사람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며 “그 이후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 통화 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최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자신에 대한 징계를 각각 ‘정치적 패륜 행위’ ‘코미디’로 규정하고 “부당한 징계 결정에 대해 절대 승복할 수 없다”며 홍 대표 퇴진 카드를 꺼냈다.

그러자 홍 대표는 “공천 전횡으로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를 만든 장본인이 이제 와서 출당에 저항하는 건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포문을 연 뒤 “혼자 살기 위해 숨어 있다가 이제 와서 혼자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참으로 측은하기 이를 데 없다”고 힐난했다.

홍 대표는 김 전 도지사와도 페이스북에서 일전을 벌였다. 김 전 도지사는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에게 탈당 권유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치소를 찾아가 면회하며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석방투쟁을 주도해야 할 때”라면서 “한국당이 ‘뺄셈 정치’를 한다”고 홍 대표를 몰아세웠다.

홍 대표 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김 전 도지사가) 친박은 알아주지도 않는데 홀로 무너진 담벼락을 짝사랑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김문수의 살아온 정치 역정만으로 충분히 TK의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뼈 있는’ 조언으로 되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지역구를 물려받은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도 성명서를 내고 ‘탄핵 사태가 대통령 한 사람의 책임인가?’라고 공동책임론을 제기한 뒤 “지금 당에서 탈당을 권유하는 것은 도의에도 맞지 않다. ‘탈당 권유’는 즉각 철회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런 와중에 박 전 대통령 징계안이 ‘윤리위 의결 후 10일’이 지난 다음달 초쯤 최고위에 상정될 경우, 이와 맞닥뜨려야할 TK(대구·경북) 출신 최고위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TK 민심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 동구청장 출신인 이재만 최고위원은 22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을 위해서도 박 전 대통령 거취 문제는 본인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지, ‘강제 탈당’은 도리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강해졌다”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철우 최고위원(김천)도 통화에서 “그간 박 전 대통령을 인위적으로 내보내는 것에 대해선 반대해 왔다”고 강조한 뒤, 징계안 찬반 입장을 묻는 질문엔 “윤리위 의결만으로 징계안이 확정돼 최고위는 안 열릴 수 있다”면서 답변을 유보했다.

홍 대표는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에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개혁할 때 개혁에 저항하는 수구 세력들을 향해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일갈했다”면서 “지금 한국당은 구(舊)체제와 단절하는 혁신 작업을 하고 있다. 구체제에 안주하는 것은 대세를 거스르고 반(反)혁신의 길로 가는 것”이라는 글을 올려, 흔들림 없는 ‘마이웨이’를 예고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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