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고사 수학영역 50점대→1등급…“1년간 수학문제 1만개 풀었어요”

  • 이효설,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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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3 07:56  |  수정 2017-10-23 07:58  |  발행일 2017-10-23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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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화여고 2학년 노윤정양이 교내 자습실에서 ‘만개노트’를 펴고 수학 문제풀이에 집중하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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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화여고 2학년에 재학중인 노윤정양의 꿈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일하는 것이다. 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고 시설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앞에 닥친 목표는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하는 것이다. 2학년 1학기까지 합산한 총 내신등급은 1.41. 목표 등급은 1.2다. 지난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선 영어 빼고 모두 1등급을 받았다.

노양은 “운동이 즐겁고 수영, 탁구, 발레, 골프 등을 평소 즐긴다”고 말했다. 머리가 아프거나 공부가 하기 싫을 땐 무작정 책가방 속 줄넘기를 들고 운동장으로 뛰어 나간다. 5~10분. 이렇게 잠깐 뛰기만 해도 머리가 가뿐해진다고 했다.

수학 공포증 없앤 만개노트
쉬는시간 10분이면 3∼5개 풀어…어떤 유형 나와도 당황않게 돼

매일 오전 5시30분 기상
눈뜨면 줄넘기…꾸준한 운동으로 체력 기르고 남보다 일찍 공부

학습플래너 잘 지키기
평일 계획한 공부 다하면 일요일은 푹 쉬어…매일 스스로 피드백


▶여학생은 운동하는 것을 꺼리는 일이 많다. 공부하면서 운동까지 한다니 체력이 좋은건가.

“운동은 ‘오늘 하루 공부를 잘 시작하자’는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다. 매일 오전 5시30분, 눈을 뜨면 옷만 챙겨입고 바로 집 마당으로 나간다. 줄넘기를 5분 정도 하는데, 하고 나면 잠이 싹 달아나고 ‘그래, 오늘 하루도 열심히 공부해보자’ 이런 다짐이 생긴다. 오히려 줄넘기를 안하고 학교에 가면 오전에 졸리거나 수업에 집중이 잘 안된다. 규칙적인 운동때문인지 다른 친구보다 피곤을 훨씬 덜 느끼는 것 같다. 체력이 좋다는 얘길 자주 듣는다.(웃음)”

▶일찍 일어나니 하루 시간이 훨씬 길 것 같다.

“오전 6시40분 학교에 도착해 자습을 한다. 주로 국어 문제를 푸는데 남보다 조금 일찍 공부를 시작하는 즐거움이 있다. 아무래도 이른 시간이니 집중도 잘 된다. 낮 시간보다 훨씬 많은 양을 습득할 수 있다. 야행성 친구들이 많은데, 난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공부할 때 학습 플래너를 잘 활용한다고 들었다.

“계획을 짜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 주에 해야 할 목표량을 정한 뒤 그것을 보고 하루 계획표를 짜는 것이다. 이렇게 안하면 하루 계획이 주먹구구식이 된다. 그리고 매주 일요일은 스케줄을 비워놓는다. 평일에 계획한 것을 다 하면 일요일엔 푹 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공부를 덜 해 일요일에 보충할 때도 있지만 월 1~2회는 온전히 쉰다. 집 근처 갓바위를 오르거나 수영을 하고 엄마와 조조할인 영화를 보는데, 공부 해놓고 푹 쉬는 일요일은 완전히 꿀맛이다.”

노양의 플래너엔 다른 학생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매일 스스로를 평가하는 것이다. 날짜 아래 작은 여백에 ‘피드백’ 코너를 만들어 ‘오늘은 잘했어, 이만큼만 하자’ ‘영어 슬럼프, 거의 극복한 듯’ ‘카톡을 옆에 두고 공부함…공부시간 오래 걸림’ 등을 간단히 적어놨다. 이렇게 매일의 평가를 적는 이유에 대해 노양은 “열심히 한 날은 뿌듯함을 느껴 더 열심히 하고 싶은 의지가 생기고, 반대의 날은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했다.

플래너 덕분에 자투리 시간도 알차게 보낸다. 즉 시간대별 목표량을 적어놓고 성취 정도를 ●○△X로 표시하는데, 자투리 시간엔 △나 X로 표시한 부분을 더 하면 된다. 노양은 “자투리 시간을 어영부영 흘려버리는 이유 중에 하나는 짧은 시간 동안 무엇을 봐야할지 명확하게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취약 과목은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는지 궁금하다.

“영어가 약한 편이다. 고 1 때 영어점수가 유독 안나와 고민했는데, 엄마가 ‘선생님한테 여쭤봐’라고 하셨다. 영어를 가르쳤던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말씀드렸는데, 이것저것 물어보신 후 ‘윤정이 너는 어휘가 부족하구나”라고 평가하셨다. 그날부터 매일 단어 30개를 외워 선생님을 찾아가 테스트를 받았다. 고 1 마칠 때쯤 영어 성적이 훌쩍 뛰었다. 영어 듣기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라고 해서 매일 아침 등교하는 차량 안에서 20분씩 듣고 있다.”

▶만개(10,000개) 노트는 뭔가.

“학교에서 하는 수학 문제풀이 연습장이다. 1년동안 수학 문제를 1만개 푸는 훈련인데, 이것을 꾸준히 해서 큰 덕을 보고 있다.”

▶1만개 문제, 부담스러운 양인데 어떻게 소화하는지.

“쉬는 시간엔 무조건 만개 노트를 편다. 10분이면 수학 문제 3~5개 정도는 너끈히 푼다. 어떤 날은 쉬는 시간만 활용해서 30개 넘는 문제를 푼다. 고1 때부터 시작했는데 효과를 봤다. 고1 첫 모의고사 수학영역 점수가 50점대였는데 지금은 1등급으로 올라섰다. 특히 쉬는시간마다 수학 문제를 푸니까 어떤 유형이 나와도 별로 당황하지 않게 된 점이 좋다. 수학 공포증이 없어졌다. 또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고 수학을 습관처럼 꾸준히 공부하게 됐다.”

▶곧 기말시험이다. 스트레스가 클텐데.

“1학년 때 한번은 시험 기간에 30분 늦게 일어나 계획한 공부를 못했다. 너무 화가 나서 펑펑 울었다. 그래서 요즘엔 가족의 도움을 받는다. 일주일 일과표를 내 방은 물론 거실 TV 옆이나 냉장고 문에도 붙여놓는데, 가족들이 일과표를 보고 ‘윤정아, 이제 공부할 시간이네’라고 얘기해준다. 집에서 시간을 흐지부지 보내지 않게 돼 좋은 것 같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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