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쇄기·파쇄기 제작 25년 “우리가 안되는 건 어디서도 안될 것”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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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4 07:48  |  수정 2017-10-24 07:53  |  발행일 2017-10-24 제17면
■ 대구 달성 대흥기계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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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기계공업에서 생산하는 분쇄기로 크기에 따라 대형, 중형, 소형으로 나뉜다. <대흥기계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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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재활용처리장에 설치된 분쇄기를 대흥기계공업 직원이 살펴보고 있다. <대흥기계공업 제공>

급속한 경제성장의 시기에는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과 폐기물 처리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산업폐기물들은 흉물스럽게 방치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자원절약과 재활용에 대한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재활용을 위한 파쇄기, 분쇄기 등 다양한 장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재활용 관련 산업은 경기 등락이 있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분쇄물에 맞는 다양한 칼날 개발
회전부엔 덮개 덮어 안전성 높여

전국 24시간 이내 AS 경쟁력
고객과의 오랜 인연·신뢰 강점
제품 요구사항 스스럼없이 말해
각종 의견 제품 단점개선 반영


◆분쇄물에 맞는 다양한 제품군

대구 달성군 다사읍에 위치한 대흥기계공업<주>은 분쇄기 및 파쇄기, 산업폐기물 재활용 라인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업체다. 대흥기계공업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맞춤형 분쇄기 및 파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흥기계공업은 1992년 설립돼 25년에 이르는 시간을 오로지 분쇄기·파쇄기 및 산업폐기물 재활용 분야에 집중했다. 장운영 대표는 국내의 대표적인 분쇄기 업체에 영업사원으로 시작했다. 여기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대흥기계공업을 설립했다.

장 대표는 “회사를 설립할 당시에는 분쇄기가 국산화 될 시기로 멕시코나 이탈리아, 일본, 독일 등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여하며 분쇄기 기술력을 습득해 국산화를 위해 애썼다”고 회상했다.

분쇄기와 파쇄기는 리사이클링 과정에 있어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분쇄를 요하는 제품의 크기와 강도에 따라 분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해당 사업의 초기단계에선 고객 대부분이 해외 유명 메이커 사의 분쇄기를 이용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대흥기계공업은 지속적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했다.

대흥기계공업은 끊임없는 기술개발 끝에 분쇄물에 맞는 다양한 칼날 구성과 형태를 구현했다. 칼날은 분쇄물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지 못하면 품질이 떨어지거나 손상이 갈 수 있다. 경도가 아주 높은 분쇄물을 분쇄할 때 경도가 강한 칼날을 사용하면 쉽게 파손이 일어나게 되고, 반대로 비닐 등의 분쇄물은 경도가 약하면 제대로 분쇄되지 않는다.

또 대흥기계공업은 분쇄기 칼날에 폴리카보네이트, 엔프라, 나일론 글라스 등을 첨가해 분쇄 성능을 높이고 칼날의 재질에 따라 다양한 설계방법을 보유하고 있다.

분쇄기의 성능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안전성도 높였다. 분쇄기는 한번 사고가 나면 끔찍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흥기계공업의 분쇄기는 회전부가 덮개로 덮여 내장돼 있다. 또 튀김방지판을 설치해 작동 시 인근에서 작업하는 노동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은 장 대표의 사무실 한편에 놓인 수많은 샘플로도 알 수 있었다. 그는 “분쇄물의 특성에 따라 가장 적합한 기계 스타일을 찾아내고, 또한 칼날에 대한 설계와 재질 분석 등을 따로 하고 있다”며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샘플링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제품에 기술력을 갖춘 다음 제품을 알리기 위해 밤낮으로 고객들을 만났다. 그는 “하루에 많게는 1천㎞ 이상의 거리를 누비며 분쇄기 및 파쇄기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과 만났다. 한번 고객사로 인연을 맺으면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것이 강점”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형성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선 제품 기능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했다. 그는 ‘전국 24시간 이내 AS’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이것을 대흥기계공업의 경쟁력 중 하나로 꼽았다. 르전국을 누비며 고객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시장 상황과 트렌드 분석도 이뤄졌다. 그는 “현재 주력 제품인 분쇄기와 파쇄기는 플라스틱 산업 분야를 넘어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세계적인 그린 트렌드와 맞물리며 폐기물의 재활용 등 리사이클링 산업에서 제품 활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제품 대형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해외에 지역의 분쇄기술 알릴 것

1988년부터 분쇄기 분야에 뛰어든 장 대표가 꼽은 대흥기계공업의 또 다른 경쟁력은 ‘고객과의 신뢰’다.

그가 전국을 누비며 관계를 맺어왔던 담당자들이 이제는 대부분 임원 혹은 기업의 대표가 되어 있을 만큼 오랜 시간 인적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그는 “오랜 시간 함께 해왔기에 고객들은 스스럼없이 당사의 분쇄기·파쇄기의 부족한 점 혹은 요구사항을 말한다”며 “우리 업체 역시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품질과 단점을 개선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흥기계공업에서 안되는 것은 어디에서도 안될 것”이라며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앞으로 대흥기계공업은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분쇄기·파쇄기 시장은 경기 등락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장이 호조세일 땐 설비 투자의 증가로 수요가 증가하고 시장이 어려울 땐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는 해외에 위치한 우리나라 대기업 공장 제품들이 설치돼 있다. 장 대표는 이 기세로 보다 넓은 시장을 위해 해외로 진출할 생각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러시아, 리비아 등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사무실 개업 및 현지 협력업체와의 연계를 통해 대흥기계공업을 알리고 있다.

장 대표는 “고객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과 더불어 발전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유럽 등 선진국의 노하우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연구와 개발을 지속해 분쇄기·파쇄기를 국내는 물론 개발도상국 등에도 공급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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