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기적 문경판 ‘말아톤’

  • 남정현
  • |
  • 입력 2017-10-27 07:16  |  수정 2017-10-27 07:21  |  발행일 2017-10-27 제2면
■ 문경장애인자립지원센터 지적장애 1급 전상훈씨 ‘화제’
캐나다 마라톤 대회 하프 완주
담당복지사 도움으로 훈련 열성
세번째 하프 1시간대 기록 성공
20171027
2017 캐나다 토론토마라톤대회에서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전상훈씨(왼쪽)와 사회복지사 류인하씨. (문경시 제공)

발달장애인의 마라톤 도전을 소재로 한 영화 ‘말아톤’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현실에서 수시로 써내려가는 장애인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문경시 중증장애인자립지원센터인 ‘해냄터’를 이용하고 있는 지적장애 1급 전상훈씨(25). 이미 네 차례(10·21㎞) 완주한 경험이 있는 상훈씨가 또 한 번 희망의 레이스를 펼친 곳은 캐나다다.

상훈씨는 담당 사회복지사 류인하씨(34)와 함께 지난 22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 출전해 1시간57분38초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지난해 11월 문경 서봉기단축마라톤대회 10㎞ 부문에 처음 출전해 완주에 성공한 상훈씨는 이후 21㎞ 하프코스 세 번째 도전인 이번 대회에서 1시간대 기록을 작성하는 데 성공했다.

2015년 류씨가 상훈씨의 교육을 담당하면서 시작된 둘의 인연은 달리기를 통해 돈독해졌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훈씨는 해냄터 체육활동 시간이 되면 러닝머신 위를 쉼 없이 달렸고 이를 눈여겨본 류씨가 마라톤을 제의해 함께 연습을 시작하게 됐다. 류씨는 매일 새벽 상훈씨를 찾아가 10㎞를 함께 뛰었다. 꾸준한 연습 덕분에 상훈씨는 지금까지 10㎞ 두 번, 21㎞ 세 번을 완주했다. 마라톤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발달장애인의 여건에서는 대단한 결과라는 평가다.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훈련 강도를 높여 하루 14㎞씩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는 “일부 주위 사람들이 본인(상훈씨)이 싫은데 억지로 시키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 시각을 보낼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하지만 상훈씨가 완주할 때마다 너무 기뻐하는 것을 보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문경=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남정현 기자

문경을 가장 잘 아는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