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영화 속 다양한 공간 의미 분석

이승민 지음/ 갈무리/ 304쪽/ 1만7천원

무심코 지나쳤던 영화 속 ‘공간’에 주목한 책이다. 특히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속에서 나온 다양한 공간에 주목하고, 그 공간의 배경과 공간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분석한다.

현대 영화에서 공간은 인물과 사건의 배경이라기보다 인물과 사건을 모두 응축하고 있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그간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연구에서 공간에 대한 연구는 전무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영화가 시간을 조각하는 예술로 주목받았고, 그중에서도 다큐멘터리 영화는 현실 사건을 기록하고 알아내는 특성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진단한다.

이 책은 동시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공간이 새롭게 의미를 획득하는 미학적 프레임에 주목한다. 책에서 공간은 현실의 공간이기도 하고, 영화 스크린 내부의 공간이기도 하다. 또 영화 장치로서 스크린 자체이기도 하고,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저자는 ‘왜 공간이 부상하기 시작했을까’하는 거시적 물음에서부터 ‘재개발 투쟁과 은폐된 역사를 파헤치는 비판 정신에서 출발한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공간은 지금 어떤 기능을 하고 있을까’라는 로컬적 질문까지 아우르면서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역사를 공간으로 재편성하는 시도를 한다. 또 2010년 이후 부상한 영화의 공간들을 정리하며 공간의 의미를 펼쳐 보인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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