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질문을 잘 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 이효설
  • |
  • 입력 2017-11-06 07:54  |  수정 2017-12-20 14:03  |  발행일 2017-11-06 제17면
“자녀와 대화하고 토론 생활화하면 생각하는 힘 길러져”
질문에 대처하는 부모 자세 중요
황당한 질문도 적극적으로 반응
“네 생각은 어떠니” 되물어 보면서
진지하게 들어주면 자신감 생겨
20171106
학교 수업시간에 서로 질문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초등생들. <대구시교육청 제공>

인간과 AI로봇이 함께 살아가게 될 미래사회에는 암기식·단답식 교육이 무가치해질 것이다. AI로봇이 인간을 추월하지 못하는 능력이 뭘까? 바로 생각하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생각하게 만드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질문하는 능력이다.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을 질문을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에 대해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 아이들이 자라면서 왜 질문을 하지 않을까요.

A: 질문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가 중요해요. 질문의 답을 모를 경우 흔히 “나중에 알려줄게”라거나 “아빠 오시면 물어보자”고 하죠. 그렇다고 질문할 때마다 바로바로 대답해 주는 것도 의존적인 아이로 만들 수 있답니다.

답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질문을 하면 어디서 그런 경험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게 하고, 질문한 것을 찾아볼 만한 장소나 책이 우리 집에 있는지 찾아보는 활동을 해야 합니다. 아이의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네 생각은 어때?”라며 되묻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 질문을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A: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질문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의 질문이 좀 황당하더라도 끝까지 진지하게 들어주고 적극적으로 반응해 주면 아이는 부모의 지지를 받는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가 질문을 할 때 많이 칭찬해 주세요.

다음으로 질문 놀이를 해 보세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속담·명언을 질문으로 바꾸어 보세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울까?’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보는 것입니다. 당연히 그런 것 같았는데 질문으로 바뀌는 순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예도 떠오르면서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유대인의 교육법인 하브루타를 활용해 보세요. 하브루타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을 단순화하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가 서서히 전문화되기 시작하면 질문과 대답이 되고, 대화가 됩니다. 거기서 더 깊어지면 토론이 되고 논쟁으로 이어집니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에 버금갈 정도로 교육열이 상당히 높은 국가입니다. 유대인에게 가정이란 세상의 중심이며, 따라서 부모의 역할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들의 교육은 모두 대화를 통해 이뤄집니다. 아버지가 일터에서 돌아오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요, 아버지는 하브루타를 통해 자녀와 짝을 이뤄 대화하고 토론하며 아이들과 친밀감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Q: 가정에서 하브루타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첫째, 하브루타는 질문이 핵심입니다. 아이에게 지시나 요구, 설명을 하기보다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오늘 선생님 말씀 잘 들었니?”라는 질문보다는 “오늘 학교에서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물어봄으로써 질문이 습관이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둘째,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책에 대해 아이와 함께 대화하고 아이의 생각을 물어봅니다. 책을 끝까지 다 읽어주기 보다는 어떤 부분에서 자녀가 관심을 보이면 바로 그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고학년의 경우라면 읽은 책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나누고 깊이 있는 질문으로 토론과 논쟁으로 이끌어 갈 수도 있습니다.

셋째, 아이가 틀린 답을 말해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다시 질문으로 답합니다. 아이들은 더 깊이 있게 생각해서 스스로 답을 생각해내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집니다.

넷째, 모르는 것은 책을 다시 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 스스로 찾아보게 합니다. 그 행동 자체가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질문은 자기 동기를 갖기 때문에 커다란 힘이 있습니다. 이때 아이 혼자 힘으로 찾기 어려운 경우에는 찾는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함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는 몰라서 질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와 함께 찾아보는 경험을 즐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질문하고 대화할 때는 집중해서 눈을 보며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모든 답을 수용합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그럴 수도 있겠네”라며 아이의 답변을 존중해줍니다. 하지만 꼭 가르쳐야 하는 원칙이나 가치관은 대화를 통해 분명하게 인지하도록 합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종로초등학교 정현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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