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효과적인 화해의 기술

  •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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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06 07:56  |  수정 2017-11-06 07:57  |  발행일 2017-11-06 제18면
“네 탓”보다 “덕분에”로 겸손·감사하는 마음 가져요
20171106
일러스트=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사이좋게 놀다가도 툭 하면 다투는 것이 학생들의 일상적인 모습입니다. 오늘도 학생 A와 B는 무슨 일인지 말다툼을 하고 있어 두 학생을 조용히 불렀더니 씩씩거리며 서로 상대방 때문이라고 하소연을 하네요. 다툰 원인이 아주 사소하지만 기분 나쁜 말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대화의 시간을 가진 후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사과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가까스로 마음이 풀어진 것 같아 서로 사과 해보라고 하였지요.

A : (귀찮다는 듯이 툭 치며 퉁명스럽게) 미안해!

B : (진심어린 표정으로 부드럽게) 아니야, 뚱뚱하다고 해서 내가 미안해!

서로 사과를 하였지만 표정이나 말의 느낌이 달랐습니다. B는 내 탓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A는 자신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일은 생각하지 않고 끝까지 상대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오늘은 일본의 어느 기업가 이야기를 통해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언어표현 방법을 생각해 볼까 합니다.


“갈등·어려움 닥쳐오더라도
핑계 대거나 남 탓 하는 대신
진심어린 사과하고 반성하면
새로운 희망과 기쁨 얻을 것”


일본의 세계적인 기업가로 ‘경영의 신’ ‘1천년 동안 가장 뛰어난 경영인’이라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 회장은 자신의 성공 이유를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하늘은 나에게 세 가지나 되는 큰 축복을 내려주었다. 즉 첫째 가난하게 태어난 것, 둘째 몸이 약하게 태어난 것, 셋째 많이 못 배운 것이다. 가난하게 태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가난 ‘덕분에’ 평생 절약하고 성실하게 일을 했다. 점원, 신문팔이, 견습공 등 다양하고 수많은 일을 통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경험과 힘을 얻었고 그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 몸이 약하게 태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약한 ‘덕분에’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하고 건강관리를 하여 90세 넘도록 장수하였다. 또한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지만 못 배웠기 때문이 아니라 못 배운 ‘덕분에’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게 되었다. 더 많이 알고 싶어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여기고 평생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할 수 있었다.”

이 모두가 ‘때문에’가 아닌 ‘덕분에’라는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기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위기와 고난을 기회로 만든 것이지요. 우리는 간혹 무슨 일에 대하여 환경적인 요인과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때문에’ 또는 ‘○ 탓’으로 핑계를 대며 삽니다. 무슨 일이나 선택은 자신이 하고 선택에 대한 결정도 자신이 판단하면서 쉽게 남을 탓합니다. 어느 종교에서는 기도 중에 가슴을 치면서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라고 외친다고 합니다.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많은 갈등과 고통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스스로 반성해 보려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한다면 어려움이 닥쳐도 저절로 ‘덕분에’라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와 B의 경우처럼 다른 사람과 다투었을 때나 학교나 가정에서 다른 사람을 탓한 적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봅시다. 바깥놀이를 할 때 친구들이 끼워주지 않은 일, 복도에 물청소를 해서 미끄러진 일, 준비물을 잘못 챙겨온 일, 아침에 지각한 일, 모둠 활동을 늦게 해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 일….

이런 일들을 모두 친구 탓, 청소당번 탓, 어머니 탓, 모둠원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았을 것입니다. 이제는 그런 모든 일을 내 탓으로 돌려볼까요? 내가 다정스럽게 다가가지 않은 일, 복도를 걸을 때 조심하지 않은 일, 준비물을 미리 챙기지 않은 일, 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보느라 늦잠 잔 일, 모둠 활동에 협력하지 않은 일…. 위치를 바꾸니 쉽게 화를 내는 것도, 원망하거나 핑계를 대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했던 것 같지요.

또한 지금까지 우리가 쉽게 핑곗거리로 삼던 ‘때문에’ 대신에 ‘덕분에’를 활용하여 사과하고 감사하는 연습을 해 볼까요? 예를 들어 “○○야, 네가 나에게 뚱뚱하다고 놀려서 화가 많이 났는데 생각해보니 네 덕분에 이제부터 인스턴트식품도 적게 먹고 운동을 할거야. 그저께 너한테 화낸 거 정말 미안해.”

이렇게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은 자신의 생활에 새로운 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저는 기억력이 떨어진 덕분에 메모하는 습관이 들었고, 출근 시간에 차가 밀리는 덕분에 일찍 준비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여러분도 생활하면서 어떠한 어려움이 닥칠 때 ‘때문에’라고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핑계를 대는 대신 그 자리에 ‘덕분에’를 놓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덕분에’ 우리는 새로운 희망과 기쁨을 얻을 것입니다.

임기숙<대구용계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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