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해법을 찾다 .5] 오스트리아 기본소득네트워크·사회주의자연맹

  • 이연정
  • |
  • 입력 2017-11-07 07:24  |  수정 2017-11-07 07:26  |  발행일 2017-11-07 제6면
“기본소득 도입, 노동시간 단축하면 고질적 청년실업 해소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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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국제 비영리단체인 기본소득네트워크는 유럽 내 기본소득 도입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본소득네트워크 산하단체 UBIE의 청년 회원들이 최근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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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UBIE 총회가 끝난 뒤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모든 사람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1948년 유엔 회원국들이 파리에 모여 채택한 세계인권선언문 제1조, 제22조의 내용이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현재, 유럽의 일부 비영리단체들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 유럽 전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평등’과 ‘분배’에 초점을 맞추고 청년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오스트리아 기본소득네트워크와 사회주의청년연맹은 그들 중 하나다.

▶기본소득네트워크
내년 EU의회서 시민청원 예정
7개국 100만 서명운동도 계획
“청년층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

▶사회주의청년연맹
주30시간 노동시간 단축 주장
“과로로 인한 의료비 줄이고
일자리 재분배 실업률 줄 것”


기본소득네트워크는 말 그대로 ‘기본소득’을 연구하고 제도 도입 운동을 펼치는 국제 비영리단체다. 오스트리아 기본소득네트워크는 2006년 공식 출범한 이후 지역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지난 8월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오스트리아 기본소득네트워크 회원인 칼 리터 교수와 헤인즈 스워보더씨(IT전문가)를 만났다. 이들은 기본소득네트워크의 산하단체인 ‘UBIE(Unconditional Basic Income Europe)’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리터 교수는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것이 고질적인 청년 실업문제에도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별, 직업, 나이와 상관없이 출생부터 사망까지 기본소득은 인간의 기본권으로 보장돼야 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청년층은 학업과 생활전선에 뛰어들기 바빴고, 크게 복지에 대한 필요성이 없다고 인식돼 왔지만 최근 몇년 새 대학에서도 관련 강의가 개설되는 등 청년층의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기본소득네트워크는 내년 유럽연합의회에 기본소득 도입 시민청원을 하고, 2020년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7개 이상의 나라에서 10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2014년 실시한 1차 청원운동은 6개국에서 30만명의 서명을 받는데 그쳤지만, 이제 기본소득네트워크 운동이 유럽 28개국 중 24개 나라에서 펼쳐지고 있는 만큼 전망이 밝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스워보더씨는 기본소득네트워크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조건이 없고 △보편적이며 △개인의 환경을 기반으로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4차산업이 발달하고 모든 것이 자동화되면서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소득과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 뻔하다. 결국 기본소득네트워크만이 해답”이라며 “평등한 분배를 목표로 하는 기본소득이 인간이 장기적으로 살아남고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주의청년연맹

오스트리아 청년(16~22세) 7만여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사회주의청년연맹은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 산하 청년조직이다. 오스트리아의 청년실업률은 세계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지만, 사회주의청년연맹은 실업률을 더욱 낮추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노동시간 단축’이다. 오스트리아의 노동시간은 법적으로는 주당 40시간, 산업별노동조합과 사용자간 단체협약상으로는 주당 38.6시간이다. 하지만 기업마다 잔업이 많은 편이어서 실제 노동시간은 법적 노동시간을 웃도는 경우가 많다.

사회주의청년연맹은 오스트리아가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단축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롤란드 플라치 사회주의청년연맹 대변인은 “노동시간을 주당 30시간으로 줄이면 과로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비 발생을 줄일 수 있고, 결국 복지비용 부담도 낮아지게 된다”며 “일자리의 재분배로 인해 실업률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주거문제, 낮은 최저임금, 남녀간 임금 차별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플라치 대변인은 “임금 수준이 기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울 만큼 낮은 데다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20% 정도 적은 것도 문제”라며 “청년층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5㎡당 임대료를 5유로만 받도록 하자’는 주거환경 개선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오스트리아 빈에서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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