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관심 ‘독도새우’ 싹쓸이 조업 우려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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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0 07:27  |  수정 2017-11-10 07:27  |  발행일 2017-11-10 제7면
“독도새우 중 꽃새우…20㎝ 크기”
울릉도·독도 심해서 많이 잡혀
최근 기후변화 등 어획량 급감
울릉 현지선 마리당 1만원 안팎
국민적 관심 ‘독도새우’ 싹쓸이 조업 우려
독도근해에서 잡은 울릉도산 독도새우.

[울릉]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환영하는 청와대 국빈 만찬에서 식탁에 오른 새우요리가 연일 화제다. 안으로는 미식가를 비롯해 국민적 관심이 일고 있으며, 밖으로는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요리 재료가 ‘독도새우’로 알려지면서 일본 정부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외국이 다른 나라 요인을 접대하는 것에 코멘트할 의도는 없지만 왜 그랬는지 의문이 든다”며 독도새우를 만찬 메뉴로 선택한 것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9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만찬 자리에 한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초청하고 ‘독도새우’를 메뉴로 올린 것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항의해 한·일 양국 간 외교문제로까지 확대됐다.

울릉도 주민이 독도새우라고 부르는 종은 닭새우·참새우·꽃새우(도화새우) 등 총 3종이 있다. 이 가운데 청와대 만찬에 오른 독도새우는 꽃새우로 알려졌다. 꽃새우는 독도새우 가운데에서도 크기가 가장 크고 껍질 윤기가 강하다. 빨간 줄 문양이 꽃처럼 붉고 무늬가 있다고 해서 꽃새우라 부른다. 맛은 다른 새우에 비해 부드럽고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 심해에서 살기 때문에 껍질이 얇고 비린내도 나지 않아 먹기에 편하다.

독도새우는 동해 수심 180~530m 밑에 서식하며 울릉도 및 독도 심해에서 많이 잡힌다. 태어나서 3년간 수컷으로 살다가 4년째에 암컷으로 성전환하며 수명은 8년 정도다. 울릉도에서 독도새우를 잡는 어선은 2척이다. 독도 가까이에서는 수심 300m 이상 심해에 살기 때문에 통발을 던져놓고 1~2일마다 거둔다. 독도새우가 가장 흔한 봄철의 경우 하루 최대 30㎏(300~400마리) 정도 잡힌다. 하지만 최근 바다사막화와 기후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울릉도 식당에서 마리당 1만원 안팎에 팔린다.

울릉도에서 17년째 독도새우를 잡아 판매하는 천금수산 박종현 대표는 “언론을 통해 독도새우가 대통령 만찬에 사용된 것을 알았다. 동해 연안에서도 독도새우가 잡히지만 10㎝ 이하로 크기가 작은데 비해 독도 근해에서 잡히는 새우는 20㎝ 정도로 2배 이상 크다”며 “만찬에 사용된 독도새우의 크기나 모양으로 볼 때 독도에서 잡은 꽃새우가 분명하다”고 말하며 자랑스러워했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 독도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 독도새우를 잡는 천금호 선주이기도 하다.

울릉도 주민은 트럼프 대통령 환영만찬에 독도새우가 올라왔다는 소식에 뿌듯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독도새우의 유명세로 인해 더욱 귀한 몸이 돼 앞으로 맛보기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주민들은 “독도에서만 잡히는 독도새우가 국민적인 관심거리가 돼 반갑지만 울릉도산 독도새우를 구하려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 육지에서 너도나도 독도 근해까지 와 싹쓸이 조업을 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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