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윈터타임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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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1   |  발행일 2017-11-11 제23면   |  수정 2017-11-11

얼마 전 유럽이나 미주 대륙 등에서는 서머타임이 끝나고 윈터타임이 시작됐다. 한 시간 당겼던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은 것이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3월의 마지막 일요일부터 10월의 마지막 일요일까지 서머타임을 적용한다. 여름철 한 시간 일찍 생활을 시작해 저녁 한 시간 밝게 산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1973년 세계적인 오일 위기가 오면서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시작했다고도 한다. 독일은 1916∼18년 1차 세계대전 이후 어려운 상황 극복을 위해 시행하기도 했다. 미국의 서머타임인 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은 3월에 시작해 11월에 끝난다.

해가 긴 여름철 한 시간 일찍 일어나 활동을 하면 햇볕을 더 많이 쬐어 건강에도 좋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시계를 한 시간씩 당겼다가 늦추는 번거로움이 있어 상당수 국가는 이 제도를 도입했다가 중단했다. 특히 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에너지 절약효과에 대한 검증도 필요한 터여서 적용 국가는 줄어드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1954년부터 7년 정도 시행한 적이 있으며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1987~88년 일시적으로 시행했다.

중소도시의 밤은 대도시에 비해 일찍 어두워진다. 상가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초저녁에 끝나니 늦게까지 불을 밝히면서 문을 열어둘 수 없기 때문이다. 대로변에는 가로등이라도 환하지만 이면도로에는 상가 불빛마저 사라지면 혼자 다니기가 내키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어둡다. 이러한 길을 걷다보면 서머타임이든 윈터타임이든 저녁 거리를 밝힐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제로 시간을 조정해서 거리를 밝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대로나 이면도로의 불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구증가와 경기활성화지만 언제나 구두선에 그치는 방안이다. 며칠 전 겨울을 알리는 입동이 지났다. 날씨가 추워지면 더 움츠러들게 되고 바깥나들이도 줄어든다. 그러면 가게들도 더 일찍 문을 닫을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세대에서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쉽지 않은 문제라 고민도 깊어진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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