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인재들에 여성용품 선물 보낸 ‘키다리 아저씨’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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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3 07:26  |  수정 2017-11-13 07:26  |  발행일 2017-11-13 제5면
“자존감 갖고 잘 자랐으면”
희망인재들에 여성용품 선물 보낸 ‘키다리 아저씨’
키다리아저씨가 보내온 여성용품을 희망인재 장학생에게 전달하기 위해 남녀 대학생 멘토 등이 선물을 들고 있다. <희망멘토단 제공>
희망인재들에 여성용품 선물 보낸 ‘키다리 아저씨’

지역언론과 대구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우수인재양성 프로그램인 ‘희망인재 프로젝트’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독지가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한 키다리아저씨가 장학생에게 감동적인 편지와 사랑이 듬뿍 담긴 선물을 보내왔다. 최근 열린 희망인재 월례행사에서 장학생들은 커다란 종이 가방 하나씩을 전달받았다. 선물을 풀어본 학생들은 예기치 못한 내용물에 수줍은 탄성을 터트렸다. 한눈에 보기에도 두툼한 가방에는 갖가지 여성용품이 가득 담겨 있었다. 직접 재봉해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과 고품질 기성품을 묶은 생리대 종합선물세트, 그리고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예쁜 머리핀과 책갈피·화장솜 등이 가지런하게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마음을 감동시킨 것은 키다리아저씨가 쓴 파란색 엽서였다. ‘행복이란 물 흐르듯 살아가기/ 행복이란 그 흐름을 즐기는 것…’이라는 뮤지컬 ‘키다리아저씨’ 수록곡의 가사와 함께 “꽃보다 소중한 희망인재를 사랑하고 응원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장학생 이서영양(고2)은 “처음 상자를 열었을 때는 부끄러운 마음이 컸는데, 키다리아저씨의 편지와 멘토 언니·오빠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 자신이 한 사람의 여성으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창석군(고1)은 “선물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멘토 형·누나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훗날 내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지켜주고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키다리아저씨는 대구의 50대 기업가였다. 그는 “신발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했다는 한 여학생의 소식을 뉴스에서 보고 희망인재를 떠올렸다. 딸을 키우는 아빠의 입장에서 희망인재들이 자존감을 가지고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오유라 희망멘토 대표는 “단순히 여성용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존귀한 성의 가치관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멘토단이 생리대를 포장하고 전달하는 과정이 모두에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053)756-9985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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