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프로구단 -외국인 선수 ‘UP & DOWN’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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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5   |  발행일 2017-11-15 제34면   |  수정 2017-11-15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FC 전문가의 예상 벗어난 성적
외국인 선수들 활약 여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혀
스토브리그의 과제는 용병
[동대구로에서] 프로구단 -외국인 선수 ‘UP & DOWN’
유선태 체육부장

대구를 연고로 하는 프로구단은 야구의 삼성 라이온즈와 축구의 대구FC가 있다. 올 초 각 종목 전문가 집단은 이들 구단에 대한 예상 성적을 내놨다. 전통의 명문구단 삼성은 지난해 10개 팀 가운데 9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올해는 중위권 혹은 잘하면 포스트시즌 진출 정도였다. 그 배경엔 아무리 못해도 삼성이라는 관록이 자리하고 있었다. 대구FC는 4년 동안 K리그 챌린저(2부)에서 와신상담하며 클래식(1부) 승격을 노리다 올해 마침내 꿈을 이뤘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12개 클래식팀 가운데 챌린저 강등 1순위로 꼽혔다.

결과는 어땠을까. 두팀 모두 전문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삼성은 역대 최저 승률을 경신하면서 9위로 시즌을 마쳤다. 대구FC는 아직 한게임이 남았지만 중위권에 해당하는 8위를 확정했다. 두 팀이 이같은 결과를 낳은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단언한다.

삼성은 올해 3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2명을 투수로 채웠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해 삼성의 외국인 투수들은 동네북이었다. 선발로 활약한 두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한 시즌 동안 올린 승수는 5승이다. 올해 KBO리그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KIA 타이거즈의 두 외국인 투수가 올린 승수는 29승이다. 다른 요인들은 제외하고 단순하게 승수만 놓고 분석해 보자. 만약 삼성의 외국인 투수들이 KIA의 그들만큼 해줬다면 24승을 더 올릴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79승으로 4위인 NC와 동률이 된다.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외국인 투수들의 역할과 팀 성적이 비례한 사례는 올해뿐만 아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리그 5연패와 한국시리즈 4연패를 했다. 그때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보자. 2011년에는 대체선수로 뒤늦게 합류한 매티스와 저마노가 후반기에만 각각 5승과 3승씩을 올렸고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이듬해엔 탈보트와 고든이 25승을 합작했고 탈보트는 리그 승률왕이 됐다. 2013년의 경우 시즌에는 외국인 투수들이 10승밖에 못 올렸지만 반델헐크가 한국시리즈에서 빼어난 피칭으로 상대팀을 압도했다. 2014년엔 반델헐크와 마틴이 22승을 합작했고 2015년에 피가로와 클로이드가 각각 13승, 10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삼성은 추락했다. 주력 선수들의 이탈이 팀 전력을 약화시키는 주요한 원인이 됐지만 외국인 투수들의 저조한 성적도 팀의 추락을 도왔다. 두번에 걸친 선수 교체까지 감행하면서 4명의 외국인 투수가 거둔 승리는 6승에 그쳤다.

눈길을 축구로 돌려보자. 축구는 골 넣는 선수가 가장 높은 가치를 평가받는다. 올 시즌 대구FC가 생산한 골은 모두 49골이다. 이 가운데 무려 37골을 외국인 선수들이 넣었다. 우여곡절끝에 합류한 주니오는 후반기에만 11골이나 만들었다. 2015년 시즌 챌린저에서 2위했을 때 조나탄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세징야가 승격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국프로스포츠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때문에 스토브리그에 들어간 두 팀이 내년 시즌 전까지 집중해야 할 일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게 외국인 선수 선발이라는 게 자명해졌다. 삼성은 잘할 수 있는 새로운 투수들을 데려와야 하고 대구FC는 있는 선수를 잘 간수해야 한다.

근데 큰 문제가 있다.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이 그렇다. 이상하게도 투자와 노력에 비례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유선태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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