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항 지진은 국가재난 사태…위기 수습에 힘모아야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11-16   |  발행일 2017-11-16 제31면   |  수정 2017-11-16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전국이 또 한번 뒤흔들렸다. 이날 오후 2시29분쯤 포항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발생한 지진은 5.4규모로 지난해 경주지진(규모 5.8)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다. 경주지진보다 규모는 작지만 지진 깊이가 9㎞로 얕아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서울과 제주에서도 진동이 감지될 만큼 전국적으로 체감 위력은 더 컸다. 포항시내에서 곳곳이 지진 피해로 쑥대밭이 된 가운데 급기야 수험생들의 안전 문제 등으로 오늘 예정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까지 일주일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가히 국가재난 사태라고 할 만한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정부와 지자체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이날 느닷없이 닥친 지진으로 포항은 아수라장이 됐고 시민들은 공포에 떨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특히 진앙과 가까운 포항 북구 지역의 피해가 컸다. 한동대 건물 외벽이 무너져 학생들이 긴급 대피했으며, 도심 건물에 금이 가거나 화재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포항지역 수능 고사장 12곳에도 균열이 발생해 수험생들의 안전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됐다. 이에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수능을 일주일 연기해 11월 23일에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이같은 결정은 학생 안전과 시험 시행의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로 판단된다. 하지만 각 지역에 보관 중인 수능시험 문제지 보안이 우려되고, 향후 대입 일정에도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 지진으로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거듭 확인됐다. 더욱이 양산단층을 비롯해 수십 개 활성단층이 있는 원전 밀집지역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우려를 더한다. 다행히 포항 지진으로 이 일대의 원전에 특이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현재 국내 원전은 규모 6.5의 지진을 견딜수 있도록 내진설계돼 있지만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언제든지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지진이 발생하면 상상하기 힘든 참사가 벌어지는 만큼 국가적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당장 정부차원의 지진 총괄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시설물 내진 보강, 지진 위험도 분석지도 제작 등에 나서야 한다. 앞으로 포항 지진의 여진이 얼마나 크고 길게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여진에 대비한 주민 안전대책 강구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는 포항 일대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철저히 조사하고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갑작스레 연기된 수능시험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